5년전 러 무기 구입해 美서 제재
당초 계획에 없던 푸틴과 면담
“양국협력 확대” 中러 밀착 과시
미국 정부 제재 대상인 리상푸(李尙福)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러시아를 택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면담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군사적으로도 중-러 밀착이 강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 부장은 이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중-러 관계는 냉전 시기 군사, 정치적 연합 체제를 뛰어넘고 있다”면서 “두 나라 협력이 지역 안보 강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연합훈련 등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양국 간 군사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무제한 파트너십’을 선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초청으로 이날 러시아에 도착한 리 부장의 푸틴 대통령 회담 계획은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만큼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리 부장은 미 제재를 받고 있어 더 주목을 끌고 있다. 리 부장은 중국 인민해방군(PLA) 무기 구매 및 개발 담당인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EDD) 부장이던 2018년 미 정부 제재 명단에 올랐다. 중국이 당시 러시아 수호이(Su)-35 전투기와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 등을 구매했는데, 이는 러시아 북한 이란을 겨냥해 제정된 미국의 ‘미국 적대 세력에 대한 통합제재법(CAATSA)’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통합제재법은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고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며 러시아 기업과 거래한 제3국에 제재를 가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리 부장은 미국 비자 발급이 동결됐고 미 관할권 내 금융 시스템 이용 및 자산 보유 등이 금지됐다.
그럼에도 시 주석은 리 부장을 PLA 최고 계급 상장(上將)으로 승진시켰고 지난달 국방부장 겸 국무위원으로 더 높여 중용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7일 “미국이 정말로 중국과 국방 및 군사 소통 재개를 원한다면 리 부장 제재를 철회하고 중국 봉쇄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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