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마크롱, 대국민 연설서 “100일간의 여정 시작”…노조와는 협상 촉구

  • 뉴스1
  • 입력 2023년 4월 18일 0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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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연금 개혁안을 기습 공포한 뒤 나선 첫번째 대국민 연설에서 개혁안의 필요성을 정당화하면서 노조와 정부가 합의점에 이를 수 있도록 협상을 촉구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개혁안에 서명한 이후 처음으로 나선 연설에서 정년 연장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를 이해한다면서도 노조와 합의를 이루지 못한데에는 유감을 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개혁은 받아들여졌는가? 분명히 그렇지 않다. 그러나 (노조와) 몇 달간의 협의에도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던 것엔 유감을 느낀다. 우리는 모든 교훈을 얻어야한다”면서 “나를 포함한 그 누구도 사회적 정의에 대한 요구에 귀를 닫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극단주의에 있지 않을 것이다. 노조와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가를 위한 ‘100일간의 여정’을 이끌도록 엘리자베스 보른 총리에게 임무를 부여했다면서 “우리 앞에는 100일간 양보, 단결, 야망 그리고 행동을 취할 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른 총리가 향후 며칠 내로 연금 개혁안을 실시할 로드맵을 제시하고 오는 7월 14일 프랑스 국경일에 맞춰 첫 번째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프랑스 최대 노조이자 지난 몇달간 연금 개혁 반대 시위를 주도한 민주프랑스노동연맹(CFDT)의 로랑 버거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이 국가의 분노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조금이라도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은) 공허한 연설이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유력지인 르몽드 신문도 사설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위험하게 사회를 계속 부추기고 있다”면서 그가 “사회적,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르몽드는 “프랑스의 민주적 체제에 대한 신뢰가 실추된 반면, 이번 위기로 인해 지지율이 눈에 띄게 높아진 유일한 정치인은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이라면서 “연금 개혁의 비용이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국무회의를 열고 프랑스 헌법 49조 3항을 이용해 연금개혁을 강행했다. 해당 법안에는 정년을 2030년까지 62세에서 64세로 늘리고 연금 수령 기여 기간을 기존 42년에서 43년으로 늘리는 등의 원안이 거의 그대로 담겼는데,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노조는 총파업으로 맞섰다.

그럼에도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연금개혁안의 주요 조항이 합헌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마크롱 대통령은 15일 새벽에 연금개혁법을 기습 공포했다. 이에 반발한 노동총동맹은 노동절인 내달 1일 대대적인 연금개혁 반대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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