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엿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사망자가 수백 명에 이르는 등 극한의 위험 사태로 치닫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교전이 더 격화할 경우 군 수송기 등을 활용해 현지 교민들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수단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은 공관 직원과 가족들, 코이카(KOICA) 관계자들, 기업 주재원을 포함해 25명”이라며 “매일 2차례 이상 안전을 확인하고 있는데 무사하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수단 전역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시작된 15일부터 재외국민대책반을 설치해 매일 교민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정부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교민들을 현지 공관 등으로 대피시키거나 군 수송기 또는 민항 전세기를 띄워 국내로 귀국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수단의 상황 변화를 지켜보면서 우리 국민들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수단 내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자위대 수송기를 인근 국가인 지부티에 보낼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수단 내에는 약 60명의 일본인이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는 수단 군부 현 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민병대 신속지원군(RSF)를 이끄는 ‘2인자’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 간 권력 다툼에서 촉발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5일 만에 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부상자도 3000명에 달한다. 정부군과 반군은 19일 세 번째 휴전 합의를 시도했으나 또 다시 무산돼 본격적인 내전으로 비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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