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짝이 없어 아빠가 될 수 없었던 수컷 독수리에게 자식이 생기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 수컷 독수리는 새끼를 갖고 싶어 했던 나머지 돌멩이를 알 대신 품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즈(NYT), CBS 방송 등은 미국 중남부 오클라호마의 세계 조류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는 수컷 흰머리수리 ‘머피’가 ‘진짜 아빠’가 됐다고 보도했다.
머피는 태어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심각한 날개 부상을 입고 보호소에 들어왔다. 머피는 30년을 보호소에서 지냈고 최근 독특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8일부터 머피는 땅에 둥지를 만들더니 그 안에 돌멩이를 넣고 이를 알처럼 품기 시작했다.
짝짓기를 하지 못해 아빠가 되지 못했음에도 돌멩이를 품는 부성애 가득한 모습이 SNS상에 공유되자 누리꾼들은 “애틋하고 안타깝다”, “짝을 지어주고 싶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보호소에서 짝을 찾지 못한 머피는 최근 진짜 아빠가 됐다. 지난 2일, 폭풍우에 어미를 잃은 새끼 흰머리수리 한 마리가 구조돼 보호소에 들어왔다. 직원들은 구조된 새끼와 머피를 안전하게 합사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머피는 자신이 품고 있던 돌멩이를 실제 알로 인식해, 직원이 조금만 가까이 다가와도 극도로 공격적인 행동을 보여 합사를 추진할 당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직원들은 돌멩이가 있는 머피의 둥지 자체를 새끼가 있는 자리에 통째로 옮겼다. 머피가 새끼를 거부할 것을 우려해 우리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해 계속 지켜보기도 했다.
머피는 초반에 새끼를 경계했지만, 이내 다가가 먹이를 먹여주며 아빠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현재 구조된 새끼는 머피와 함께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 머피는 더 이상 돌멩이를 품지 않게 됐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돌멩이가 기적적으로 부화했다”, “누가 이걸 동화책으로 좀 만들어줘”, “정말 기적이 일어났다”, “머피를 계속 지켜봐 왔는데 자랑스럽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머피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 올리기도 했다.
보호소 측 관계자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머피가 한 번도 새끼를 길러본 적이 없어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돌멩이를 품는 부성애를 보고 머피가 새끼에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믿음만 있다면 돌멩이가 실제 알이 될 수 있다”며 “한 번도 자식을 키워본 적 없는 머피에게 구조된 새끼를 붙여준 건 확실히 도박이었지만,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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