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이 2조2400억 달러(약 2992조 원)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고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24일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이 군비를 증강한 데 따른 것으로 1년 새 3.7% 늘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13%를 기록해 1989년 냉전 종식 이후 가장 가팔랐다. 유럽은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군사비 지출이 한 자릿수 변동률을 보이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지만 지난해 급증했다. 게다가 많은 국가들이 향후 약 10년간 지출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라고 SIPRI는 분석했다.
지출 증가 폭이 가장 큰 국가는 우크라이나(640%)를 제외하면 핀란드(36%)였다. 블룸버그통신은 핀란드가 미국산 최정예 전투기인 F-35를 수십 대 구매한 것이 이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공식 가입하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리투아니아(27%)와 스웨덴(12%), 폴란드(11%)도 군사비 지출이 많이 늘었다.
지출액 1위는 예년대로 미국(8770억 달러·약 1171조 원)이 차지했다. 전 세계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에 이른다. 중국과 러시아,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뒤를 이었다. 일본의 군비 지출액은 460억 달러(약 61조 원)로 1960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한국의 경우 2.5% 감소한 464억 달러(약 62조 원)로 22년간 이어져온 증가세가 멈췄다. 다만 SIPRI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이라며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명목 증가율이 2.9%라고 했다. 한국의 지난해 군비 지출액 순위는 세계 9위로, 2021년보다 한 계단 올라서며 일본과 자리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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