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온라인 매체 쿠리에 재팬은 지난 20일 일본에 20년 이상 거주한 영국인이 일본 요리와 관련해 자국의 주간지 스펙테이터에 기고했던 칼럼을 번역해 보도했다. 해당 칼럼의 제목은 ‘삼키기 어려워, 일본 요리에 대한 부당한 과대광고’다.
도쿄대에 출강하는 강사이자 일본 영자신문 재팬타임즈의 필진 필립 패트릭은 칼럼을 통해 “나는 23년간 일본에 사는 동안 길거리 음식부터 가이세키(연회용 코스 요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일본 요리를 먹어봤다”며 “그 결과 내가 도달한 결론은 일본 요리가 과대 평가되어 있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요리는 차림새가 완벽하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고, 최고일 때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맛이 없거나 별다를 것 없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인이 자국 요리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 가운데 상당 부분은 실제 맛과 관계가 없다”며 “일본 요리는 예나 지금이나 일정 수준 예술”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유명한 일본 라면집을 순회하는 게 취미인 친구는 어느 가게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게 주인에게 조용히 하라는 질책을 받았다”며 “주인이 손으로 가리킨 벽에는 ‘대화 금지’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일본 요리는 영양가, 전통적인 식재료 조합, 산지, 계절 등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친구의 평을 전했다.
또한 패트릭은 “(일본의 식문화에는) 한 입도 남기지 않고, 포만감의 80%까지만 채워야 한다는 엄격한 규칙이 있다. 이런 고집은 나름대로 훌륭하다”면서도 “(이런 고집이) 때로는 순수하게 먹는 즐거움만 생각하며 먹고 싶다는 아쉬운 생각이 들게 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통 요정의 신비스러운 분위기는 매력적이면서 동시에 위압감을 주는데, 손님에게 오래된 전통 의식에 참여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며 “이것은 내가 왜 조금밖에 나오지 않는 맛없는 음식들을 몇 시간에 걸쳐 불편한 자세로 정좌하고 앉아서 먹어야 하는지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도 평했다.
패트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다소 공감한 적이 있었다”며 “일본을 방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른 내빈들과 달리 일본 음식을 전부 건너뛰고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으러 갔다”, “특출난 일본 요리는 정말로 특출하지만, 이것은 거의 모든 다른 나라의 요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고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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