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으로 대규모 감원을 한 미국 빅테크(정보기술 대기업)들이 예상보다 높은 1분기(1∼3월) 실적을 받아들고 오랜만에 웃었다. 비용 감축에 더해 인공지능(AI)과 중국 경제 재개장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1분기 매출이 286억5000만 달러(약 38조44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다고 밝혔다. 메타 분기 매출 증가는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주당 순이익은 2.20달러로 월가 전망치(2.02달러)를 넘어섰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틱톡과 경쟁하던 짧은 동영상(쇼트폼) 시장에서 인스타그램 ‘릴스’가 경쟁력을 얻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매출 증가 요인을 설명했다. 수전 리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에서 벗어난 중국 기업이 해외 소비자 대상 광고를 늘린 덕을 봤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저커버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잇달아 1만 명 넘게 감원하며 ‘효율성의 해’로 삼은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상 밖 호실적에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메타 주가는 12% 상승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구글 모회사)도 깜짝 실적을 냈다. 알파벳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697억9000만 달러(약 93조6300억 원)를 기록했고, MS는 매출액 528억6000만 달러(약 70조9200억 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 늘었다. MS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AI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알파벳도 클라우드 서비스 증가분이 광고 매출 감소분을 상쇄했다.
다만 빅테크들은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보호 규제 강화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향후 실적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영국 규제 당국은 26일 클라우드 게임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687억 달러(약 92조 원) 규모인 MS의 게임회사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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