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투더퓨처’ 시리즈 주인공인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J. 폭스(61)가 30여 년에 걸친 파킨슨병 투병 경험을 털어놨다.
폭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건(파킨슨병) 내가 계속해서 가져가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세포들이 파괴되면서 나타나는 중추신경계 질환이다. 도파민은 운동 능력이나 감정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해 분비가 감소하면 무기력, 우울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손발의 떨림, 몸의 경직, 불안정한 걸음걸이나 자세, 느린 동작 등과 같은 운동 능력 저하 증상이 따르게 된다.
폭스와 오래 알고 지낸 인터뷰 진행자 제인 폴리는 “당신을 볼 때마다 병세가 조금씩 심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폭스는 인터뷰 도중 몸을 웅크리거나 떠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폭스는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1991년 영화 ‘할리우드 의사’ 촬영 중 손 떨림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29세의 나이로 파킨슨병을 진단받았다. 그는 2000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해 파킨슨병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폭스는 인터뷰에서 “30년 넘게 이 병을 앓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파킨슨병에 걸린 것은 정말 짜증 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어떤 가족과 사람들에게는 악몽이고, 생지옥과 같은 일”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을 맞닥뜨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는 툭하면 넘어지고 뼈가 부러진다. 얼굴부터 팔, 팔꿈치, 손이 부러졌다”며 “척추에 종양이 생겨 수술받아 걷는 데 문제가 생겼었다”고 했다.
이어 “음식이 쉽게 목에 걸리고, 폐렴에 걸리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발목을 잡는다”며 “파킨슨병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파킨슨병과 함께 죽는 거다. 나는 80세는 못 넘길 것 같다”고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폭스는 최근 재단에서 파킨슨병 발병을 일찌감치 예측·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발견하는 등 연구 성과가 있었다며 “5년 이내에 우리는 치료법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폭스는 오는 12일부터 애플TV플러스를 통해 공개되는 다큐멘터리 ‘스틸’(Still·가만히 혹은 여전히)에 출연했다. 그는 다큐멘터리 촬영 의미에 대해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라며 “여전히 여기에, 여전히 열정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진행자는 폭스가 뉴욕의 한 거리에서 행인에게 인사하다 길에 고꾸라졌을 때 “당신이 나를 넘어뜨렸다”고 말한 다큐멘터리 내용을 언급했다. 그러자 폭스는 “모든 게 웃음을 위한 것”이라고 쾌활하게 답했다.
폭스는 “감사해할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면, 무언가 기대할 것을 찾아낸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내 인생은 파킨슨병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설정돼 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삶에 대해 “아주 좋은 삶”이라며 “조금 변태같이 들릴 수는 있겠지만, 일종의 매혹적인 삶”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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