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학년생 전국학업성취도평가 결과
NYT “팬데믹때 수학-독해 교육만”
“이념갈등 탓 역사교육 소홀” 지적도
미국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사회 과목의 성적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한국의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미 8학년 학생들의 역사 점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민(civics) 과목 점수 또한 최초로 이전 조사 대비 하락했다.
미 교육부는 지난해 전국 학생 약 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학업성취도평가(NAEP)’에서 역사 점수가 500점 만점에 평균 258점이었다고 3일 밝혔다. 1994년 NAEP에 역사 과목 평가가 포함된 후 가장 낮다.
NAEP는 과목 및 학년별로 다르게 치러지며 역사 과목은 4년마다 한 번씩 실시된다. 점수는 기초 이하, 기초, 능숙, 우수 네 등급으로 나뉜다. 이번 조사에서 역사 성적이 ‘기초 이하’인 비율 또한 40%에 달했다. 2014년(29%)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능숙’ 성적을 받은 학생은 2014년 18%에서 지난해 13%로 줄었다.
1998년부터 평가에 포함된 시민 점수 또한 처음으로 이전 조사 대비 하락했다. 특히 ‘기초 이하’의 성적이 31%에 달했다. 3명 중 1명은 정부의 기능이나 시민의 권리 및 책임 등을 설명할 수 없다는 의미다. 평가를 주관한 국립교육통계센터(NCES)의 페기 카 평가위원은 “국가적으로 우려할 만한 사안”이라고 개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교육 당국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줄이기 위해 수학, 독해 등에 치중한 공교육을 실시한 것이 사회 과목의 빈약한 성적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역사 교육을 둘러싼 미 사회의 첨예한 갈등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은 인종차별이 특정 개개인의 잘못이 아닌 차별을 부추기는 사회 체제 때문이라는 ‘비판적 인종이론(CRT·critical race theory)’을 학습시켜야 하느냐를 두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텍사스, 아칸소 등 보수 성향이 강한 몇몇 주는 주법으로 CRT 교육을 금지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성향의 주는 CRT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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