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둔 지역은행 팩웨스트뱅코프 주가가 3일(현지 시간)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60% 가까이 폭락했다. 전날 장중 거래 중단 사태를 겪으며 28%나 떨어진 데 이어 이틀 연속 주가가 급락하면서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이어 다시 은행 파산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팩웨스트 주가는 같은 날 정규시장 종가인 6.42달러에서 한때 약 60% 빠진 2.58달러까지 추락했다. 3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이후 팩웨스트 시가총액은 약 85%가 사라져 7억7200만 달러(약 1조190억 원)까지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팩웨스트가 1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이어 다음 타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팩웨스트는 미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약 70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자산은 지난해 기준 약 412억 달러(약 55조 원)로 미 은행 중 자산 규모 53위였다.
팩웨스트는 3월 SVB 파산 이후 대규모 예금 이탈로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다. 그런 와중에 팩웨스트 측이 자본금 확충은 물론이고 매각 또는 파산보호 신청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팩웨스트는 3월 발표한 유동성 확대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다른 지역은행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떨어졌다. 자산 규모 40위로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기반으로 하는 웨스트얼라이언스뱅코프 주가는 29% 가까이 떨어졌고 시온스뱅코프, 코메리카은행도 각각 10%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기준금리를 0.25% 올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 인하 전망에 선을 그은 것도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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