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철권’ 에르도안, 野후보에 5%p 열세…튀르키예 정권 교체되나

  • 뉴스1
  • 입력 2023년 5월 10일 11시 35분


튀르키예(터키) 대통령 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그에 맞서 출사표를 던진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후보가 지지율 5%포인트(p) 차이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 표 한 표가 중요한 상황에서 지진 피해 지역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현지 매체 두바르에 따르면 여론조사 업체 마크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 성인 575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클르츠다로을루 후보가 50.9%로, 에르도안 대통령(45.4%)을 앞섰다.

튀르키예 유권자들은 지진 및 피해 복구보다는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 문제를 최우선 안건으로 보고 있지만, 지진에 대한 에르도안 대통령과 행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다.

특히 지진 발생 지역의 인구(약 900만 명)가 튀르키예 전체 인구의 10.5%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 지역의 민심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지진 발생 지역인 안타키아에 거주하는 히크메트 구젤(63)은 로이터통신에 “현 정부가 21년간 집권해 왔지만, 지금 우리는 홀로 남겨졌다”며 “도움의 손길이 없는 시대는 변화와 새로운 정치인을 시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안타키아 지역의 공무원 쿠네이트 오프켈리도 로이터에 “우리는 선거 준비조차 전혀 돼 있지 않다”며 “국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면, 우리와 같은 수만 명의 사람들은 폐허가 된 채 남아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은 지진 피해 지역 11개 주(州)를 오랫동안 지배해 왔다. 다만 클르츠다로을루 후보의 공화인민당(CHP)은 안타키아가 속한 하타이주를 비롯해 이 피해 지역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2018년 총선에서 AKP는 5개 의석을, CHP는 4개 의석을 얻었다.

다만 지진 문제가 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지진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는 ‘현실’의 문제이지만, 다른 지역과 상류층들에게는 ‘남일’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스탄불 이시크 대학교의 국제관계학부 학과장인 세다 데미라르프는 “지진은 권력자들에게 피해를 미치는 경제 위기와는 다르기 때문에, 이번 지진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한편 이번 대통령 선거는 오는 14일 오전 8시 시작돼 오후 5시에 끝난다.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두 후보 사이에서 28일 2차 투표가 진행된다.

당초 선거는 6월로 예정됐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5월14일 조기 대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중임 중에 조기 대선을 실시해 승리하면 2033년까지 임기가 연장돼 총 30년의 집권이 가능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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