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이어 핵융합 에너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는 탄소배출 감축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MS가 차세대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는 AI와 양자컴퓨팅에 필요한 막대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는 민간 핵융합 에너지기업 헬리온과 계약을 통해 5년 안에 핵융합 전기를 공급 받기로 했다. 핵융합 발전과 관련한 최초의 상업적 계약이라고 WSJ는 전했다.
헬리온은 2028년까지 핵융합을 통한 전기생산을 시작하고 1년 후 최소 50메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공급하지 않으면 약속 위반에 대한 벌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1메가와트는 하루에 최대 1000개 가정에 공급되는 전력 규모다.
헬리온의 데이비드 커틀리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MS 계약과 관련해 “핵융합 발전의 큰 첫 걸음”이라며 “더 많은 발전소를 개발하고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가능한 빨리 핵융합을 전략망에 도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MS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엔지니어링 발전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판단이 없었다면 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핵융합 전력의 가능성을 낙관했다.
전세계 정부 연구소와 30개 넘는 기업들은 핵융합 전력생산을 놓고 경쟁중이며 핵융합 발전은 기후변화와 관련한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예상했다.
핵분열 원자로와 달리 핵융합은 장기간 지속되는 방사성 폐기물을 생성하지 않으면서도 고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융합은 태양이 들끓는 방식으로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에너지를 발산하며 무탄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핵융합이란 극한의 온도로 가열된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 두 개를 더 무거운 원자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결과물로 헬륨이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방출되는 대량의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한다.
다른 많은 핵융합 회사들은 연료반응을 돕기 위해 희귀수소 동위원소인 삼중수소를 찾고 있지만 헬리온은 양자컴퓨팅에서 사용되는 희귀가스 헬륨3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WSJ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헬리온은 지금까지 5억70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는데 이중 3억7500만달러는 오픈AI의 샘 알트먼 CEO가 투자한 것이다. 오픈AI는 MS로부터 막대한 투자를 받았고 언어생성형AI 챗GPT로 정보기술(IT)의 새로운 혁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알트만 CEO는 WSJ에 “미래를 만들고 삶의 질을 크게 높이는 데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지능을 생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저렴하고 풍부한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세상을 정말 긍정적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MS의 스미스 사장도 “앞으로 10년 동안 가장 큰 혁신은 융합전력, 인공지능, 양자컴퓨팅에서 나올 수 있다”며 “이 모든 것이 서로 교차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AI와 양자컴퓨팅 모두 막대한 양의 전기가 필요한데 핵융합이 전력을 거의 무제한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핵융합이 실질적인 전력 공급원이 되려면 전체 시설이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는 순생산을 해야 하고 전력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해야 한다고 WSJ는 지적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번 세기 후반에 핵융합을 통한 전기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및 건설 승인과 현지 허가도 받아야 한다. 그러나 NRC는 지난달 핵융합 규제와 핵분열 규제를 분리하기로 결정했고 핵융합 산업계는 NRC의 결정에 환호하며 허가 승인 일정을 단축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알트만 CEO는 WSJ에 “목표는 전 세계에 매우 저렴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지 세계에서 가장 멋진 기술 데모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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