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대법원은 11일 이번 주 초 파키스탄 전역에서 그의 지지자들에 의한 폭력 사태를 촉발시킨 임란 칸 전 총리의 석방을 명령했다고 AP통신과 CNN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칸 전 총리가 의장을 맡고 있는 정당인 파키스탄정의운동(PTI·Pakistan Tehreek-e-Insaf) 당 관계자에 따르면 파키스탄 대법원은 이날 칸 전 총리의 체포가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리고, 석방을 명령했다.
칸 전 총리의 석방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지지자들은 법원 건물 밖 거리에서 춤을 추며 축하했다. 시위대와 경찰 사이의 충돌이 며칠째 계속되고 군사 및 정부 사이트에 대한 시민들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파키스탄 정부는 칸의 지지자들을 단속하여 파키스탄 전역에서 2000명 이상 체포했다.
대법원이 칸 전 총리의 체포가 불법이라고 판결함에 따라, 우마르 아타 반디알 대법원장은 칸 전 총리가 그의 지지자들에게 평화를 유지할 것을 호소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칸 전 총리를 석방하는 것이 폭력을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록 칸 전 총리가 구금에서 풀려났지만, 그는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안가에서 보안군의 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칸 전 총리의 법률팀이 기자들에게 말했다. 법률팀은 칸 전 총리가 12일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에 출두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년 전 의회 불신임 투표로 공직에서 물러난 칸 전 총리는 여러 부패 혐의로 법원의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칸 전 총리는 지난 9일 이슬라마바드 법원에서 나오던 중 부패 방지기구인 국가책임국(NAB)에 의해 체포됐다. 칸 전 총리는 당시 부패 혐의로 불구속 상태 출두 후 나오던 중에 법원 경내에서 요원들이 그를 붙잡아 장갑 차량에 태우고 갔다.
그 후 칸 전 총리는 경찰본부 내 게스트하우스에 구금됐고, 10일 비공개로 진행된 판사의 특별 심리에서 파키스탄 반부패 기관이 제기한 혐의로 8일 동안 구금됐다.
칸 전 총리의 변호사는 법원 대신 경찰 본부에서 진행되는 칸 전 총리에 대한 사법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경찰은 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칸 전 총리를 대중으로부터 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며 이러한 조치를 정당화했다.
칸 전 총리가 체포된 후 파키스탄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최소 10명의 그의 지지자들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당했으며, 200명 이상의 경찰관들이 부상을 입었다.
시위자들은 거리에서 트럭, 자동차, 경찰 차량을 불태우고 고속도로를 차단했다. 파키스탄 제2도시인 라호르에 있는 군 최고 사령관의 저택에 지난 9일 폭도들이 불을 질렀다. 시위자들은 다음날인 10일 밤에는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 있는 기차역을 불태웠다.
폭력사태 이후, 정부는 펀자브주와 카이버파크툰크화주에 있는 학교, 대학들을 폐쇄했다. 이곳은 칸 전 총리가 지지자들로부터 대규모 지원을 받고 있으며 상당수 폭력사태가 보고된 곳이었다. 정부는 또 여러 지역의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했다.
파키스탄 관리들은 칸 전 총리의 지지자들이 특히 군사 시설을 목표로 삼은 것은 그가 2022년 축출된 것에 대해 군을 비난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미국과 샤리프 정부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군부는 칸의 축출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은 영국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독립한 이후 75년 중 절반 이상을 군부가 직접 통치하며 민간 정부에 상당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AP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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