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위조여권 무죄 주장…보석도 청구

테라(UST)·루나(LUNA) 사태의 핵심 인물이자, 위조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기소된 테라폼랩스의 설립자 권도형 대표가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보석을 청구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오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서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AP통신은 현지 국영 언론 RTCG TV를 인용, 권 대표 등 2명이 무죄를 주장했으며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고 보도했다. 권 대표 등 두 사람이 제시한 보석금은 각각 40만 유로(약 5억8000만원)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공판 결과통지문에는 “구금 대신 보석금, 감독 조치를 취해 거주지 밖으로 나가는 것을 금지하고 특정 국가기관에 주기적으로 보고할 것을 (권 대표의) 변호인이 제안했다”라고 적혔다.

법원은 아직 보석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다음 재판 날짜는 다음달 16일로 예정됐다.

한편 권 대표가 이날 법정에서 재산 규모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 “한국에 아파트 1채가 있다”면서 “추가 재산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는 권 대표에게 재산 규모를 정확하게 밝혀야 보석 관련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대표는 도피 약 1년여 만인 지난 3월 몬테네그로에서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을 이용해 두바이로 출국하려 한 혐의로 체포, 현지 재판에 넘겨졌다. 한국과 미국은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의 송환을 요청했다.

한국 검찰은 지난해 4월 권 대표가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두바이를 거쳐 도피한 것이 확인되자 곧바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린 바 있다.

AP통신은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문서를 사용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두 사람이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두 사람이 몬테네그로 교도소에서 복역을 마친 뒤에야 다른 나라로 신병이 인도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에 대한 체포 당시 한국 법무부는 ‘두 사람이 세르비아에 숨어 있었고, 한국 수사관들이 이들의 뒤를 쫓으며 세르비아 당국에 구금을 요청하자 몬테네그로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테라 사태’ 또는 ‘테라·루나 사태’는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가 달러화와의 페깅(가치 고정)이 끊어지면서 테라의 가격을 지지해주던 자매 코인 루나의 가격도 연쇄 폭락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전 세계 투자자에게 약 400억달러(약 50조원)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