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모 묘지에 ‘괴물과 살인자를 키웠다’는 쪽지를 남긴 여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법원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거주하는 이리나 치바네바(60)에게 정치적 증오로 인한 묘지 모독 혐의를 적용,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치바네바는 푸틴 대통령 생일 전날인 지난해 10월 6일 그의 부모 묘소를 찾아 쪽지를 붙인 혐의를 받는다. 쪽지에는 “미치광이 부모들이여, 그를 당신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라. 그는 너무 많은 고통과 문제를 일으켰다. 온 세상이 그의 죽음을 기도한다. 푸틴에게 죽음을. 당신들은 괴물과 살인자를 키웠다”고 적혀 있었다.
치바네바의 변호인은 치바네바가 묘를 물리적으로 훼손하거나 자기 행동을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유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정부가 반전 행동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러시아 정부는 “만약 참전해야 한다면 우크라이나 편에서 싸우겠다”고 말한 러시아 배우 아르투르 스몰리야니노프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을 지낸 올렉시 아레스토비치를 ‘극단주의자 및 테러리스트’ 명단에 추가했다.
또 러시아 군사법원은 교사 니키타 투시카노프에게 ‘테러리즘을 정당화하고 러시아 군을 모욕한 죄’로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했다. 투시카노프는 지난해 10월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났을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푸틴의 생일 선물’이라고 언급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러시아의 대표적 반체제 인사로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독방에서 나온 지 하루 만에 다시 독방에 수감됐다고 밝혔다. 이유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나발니는 2021년 1월 체포돼 사기, 법정 모독 등 혐의로 징역 1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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