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일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겨냥한 ‘경제안보 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은 고위급 외교안보 인사들을 유럽에 보내 외교적 공략에 나섰다. 미국 주도로 서방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하는 전방위적 전선에 ‘구멍’을 내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14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정(韓正) 중국 국가부주석은 6일(현지 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 대관식에 참석한 뒤 포르투갈과 네덜란드를 잇달아 방문했다. 11일 네덜란드 수도 헤이그에서 마르크 뤼터 총리를 예방한 한 부주석은 “중국과 네덜란드는 전 세계 공급망 안정에 공동으로 기여했다”며 미 주도 디커플링(분리)에 동참하지 말 것을 완곡히 요구했다.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에 동참하기로 한 가운데 한 부주석은 반도체 첨단 공정에 사용되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업체인 ASML 경영진과도 만났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및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11일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외교장관을 만났다. 친강(秦剛) 외교부장도 8∼12일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를 순차 방문했다. 중국 외교 라인의 ‘3인방’이라 할 이들이 동시에 유럽에 체류하는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13일 “G7 정상회의가 의제로 내세운 ‘경제안보’는 안보라는 위장하에 경제 이슈를 이념화, 무기화해 디커플링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우위를 지키고 온갖 방법으로 다른 나라의 정상적 발전을 억제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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