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의 대선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튀르키예 국영 TRT 방송 등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날 선거에서 50% 이상 득표율이 나오지 않으면 오는 28일 1, 2위 득표자의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대선 개표율은 95%가 넘어갔다. 정의개발당(AKP)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49.52%,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는 44.76%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대선 투표는 튀르키예 건국 100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 중 하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총리 재임 기간(2003~2014년)을 포함해 20년째 장기 집권 중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2028년 까지 대통령직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중임 중에 조기 대선을 실시해 승리하면 2033년까지 임기가 연장되며 총 30년의 집권이 가능해진다.
다만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는 물가 상승을 억제한다는 명목으로 중앙 정부가 금리를 낮추는, 통상적인 경제관념과 어긋난 정책으로 국민들이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튀르키예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0월 85.4%를 기록하다 대선을 앞두고 3월 기준 50%대로 낮아졌다
여기에 지난 2월 튀르키예에서는 규모 7.8 강진이 일어나며, 5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수년 간 대규모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정부의 구호 대응 역시 느리다는 비판에 민심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난에 지지율 하락까지 겹친 에르도안 대통령은 급기야 지난해 국호를 ‘터키의 땅’을 의미하는 튀르키예로 변경해 보수층의 애국심을 자극하려했다. 하지만 결국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는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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