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국 총선 청년 주자들 돌풍
美 디샌티스-대만 장완안 차기 노려… 젤렌스키-伊 멜로니도 ‘안정적’ 평가
英 트러스-핀란드 마린 오명 속 퇴진… 칠레 보리치도 반년 만에 고개 숙여
14일 치러진 태국 총선에서 43세의 젊은 정치인 피타 림짜른랏이 이끄는 진보 정당이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도 젊은 정치인들이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는 40대 기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럽 등에서도 참신함과 활력, 친근함을 내세운 3040 지도자층이 두꺼워지는 추세다.
● 美, 민주-공화 40대 주자들 약진
미국에서는 40대 정치인들이 각 분야의 리더로 발 빠르게 도약하고 있다. 내년 대선주자로는 집권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81), 야당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7)의 지지율이 여전히 가장 높지만 이들의 뒤를 이을 신진 세력들은 대부분 1970년대생인 ‘젊은 피’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47)이 대표적이다. 2020년 지명 당시 AP통신 등 외신들은 “역사상 가장 젊은 국가안보보좌관 중 한 명”이라며 주목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41)도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경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하며 신예로 떠올랐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던 2020년 45세의 나이로 중책인 미국 무역대표부(USTR) 수장에 오른 캐서린 타이 대표도 정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45)가 급부상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젊고 유능한 지도자’란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한때 ‘리틀 트럼프’로 불렸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견제할 정도로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둔 대만에서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국민당의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장완안(蔣萬安·45) 타이베이 시장이 차기 주자로 거론된다. 대만 초대 총통 장제스(蔣介石)의 증손자로, 2022년 수도 타이베이 시장선거에 국민당 후보로 나서 42.3% 득표율로 완승을 거뒀다.
● 화려한 관심 속 취임… 실패 땐 실망도 두 배
최근 세계 각국에선 3040세대가 ‘차세대 주자’를 넘어 국가 최고지도자로 연이어 오르면서 ‘젊은 정상들의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2019년 취임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5)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치밀한 국제 여론전으로 서방의 지원을 얻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46)도 극우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며 30%대의 안정적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의 주목을 받으며 임기를 시작한 젊은 국가수반들이 국정 운영에서 경험 부족 등 한계를 드러내며 더 큰 실망을 불러오는 사례도 적지 않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37)은 지난해 3월 대선에서 승리하며 국가수반에 올랐다.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운동 이후 첫 대선이었던 만큼 학생운동 지도자 출신인 그를 향한 관심은 더욱 컸다. 하지만 물가 폭등과 치안 악화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집권 6개월 만에 실시된 개헌 국민투표도 부결됐다.
앞서 2019년 ‘최연소 총리’로 집권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8)는 지난달 총선에서 실패하며 실각했다. 마린 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의 굵직한 성과를 냈고, 화려한 패션 감각으로 젊은 여성 유권자들에게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지난해 클럽에서 새벽까지 춤을 추는 ‘파티 영상’이 유출되는 등 사생활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지율이 떨어졌다.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48)는 영국의 ‘첫 40대 총리’이자 ‘최단명 총리’라는 두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부자 감세 등 경제 실책으로 대혼란을 초래해 취임 44일 만에 직을 내려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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