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평의회, 러 배상 책임 물을 ‘피해 기록부’ 설치 합의

  • 뉴시스
  • 입력 2023년 5월 18일 12시 51분


유럽 대륙의 인권을 관장하는 유럽평의회(CoE)는 17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의 전쟁 희생자들의 피해를 목록화하는 ‘피해 기록부’(register of damage) 설치를 합의했다. 6개국은 동참하지 않았다.

유럽평의회는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개최한 이틀 간의 정상회의에서 ‘피해 기록부’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피해 기록부’는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피해와 증거를 접수, 처리, 기록할 전담 기구다. 러시아에 배상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다.

본부는 세계의 ‘법적인 수도’인 네덜란드 헤이그에 두기로 했다.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은 “피해자 중심의 정의를 세우기 위한 조치”라면서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피해자들의 피해를 기록하고 배상을 받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최초의 결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재건 측면에서 피해자에게 정의를 제공하기 위해 피해 기록부를 갖는 것은 사법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선언엔 유럽평의회 회원국 40개국과 EU가 서명했다. 안도라, 불가리아, 스위스 등 3개국은 참여를 위해 내부 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옵서버 3개국도 이 선언을 지지했다.

반면 회원국인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헝가리, 세르비아, 튀르키예 등 6개국은 서명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영국과 네덜란드는 정상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고 훈련을 돕기 위한 ‘국제 연합’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F-16을 인도하기 위해선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미국은 아직 미온적이다.

이와 관련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직접 공급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F-16 전투기를 인도할 수 있는지 여부는 미국에 달렸다”고 말했다.

유럽평의회는 유럽 대륙의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를 옹호하기 위해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9년 설립된 기구다. 산하에 유럽인권재판소를 두고 있다. 회원국은 46국이며, 미국 캐나다 멕시코 일본 이스라엘 교황청이 옵서버 국가로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실상 퇴출됐다.

이번 정상회의는 설립 이후 4번째 회의였다. 앞선 회의는 1993년, 1997년, 2005년에 열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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