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8, 19일 양일간 서부 산시성 시안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과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중국이 우방국과의 협력을 과시하려는 일종의 ‘맞불’ 성격으로 풀이된다.
1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사디르 누르고조 울루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정상회의를 진행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월 화상으로 이 5개국 정상과 만났으며 대면 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과 중앙아시아가 정치적 신뢰를 심화하고 각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것이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취지의 기조연설을 했다. 5개국이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이자 핵심 대외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적극 참여해 중국과의 교류를 늘려야 한다는 뜻도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기사와 사설을 통해 시안이 과거 실크로드의 출발지였다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일대일로가 ‘21세기판 실크로드’이며 그 중심 도시가 시안이었다는 얘기다.
옛 소련에 속했으며 ‘러시아의 앞마당’으로 여겨졌던 중앙아시아 5개국은 최근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중국과 부쩍 밀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현실적으로 중앙아시아를 관리할 여력이 부족해지자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시 주석은 17일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 “서방의 인권 탄압 비판 및 ‘색깔 혁명’에 반대한다”는 공통 입장을 확인했다. 색깔 혁명은 우크라이나(오렌지 혁명), 조지아(장미 혁명), 체코(벨벳 혁명) 등 옛 공산권 국가에서 발생한 민주화운동에 각국을 상징하는 색이나 꽃의 이름이 붙은 것에서 유래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이 색깔 혁명을 배후에서 조종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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