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직원들에게 타사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을 금지했다. 업무 활용 과정에서 사내 기밀 데이터 등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애플은 오픈AI의 챗GPT를 비롯한 외부 AI 도구 사용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코드 작성 등을 자동화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파일럿’ 사용도 금지됐다.
챗GPT와 같이 초거대 언어모델(LLM)을 활용하는 AI 챗봇은 성능 개선을 위해 사용자들이 입력한 대화 내용 등을 개발자들에게 전송하게 된다.
애플은 이러한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내부의 기밀 정보가 공유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챗GPT에서 버그가 발생해 일부 사용자들이 챗GPT와 나눈 대화의 제목 등이 외부에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애플처럼 보안 우려로 인해 직원들에게 챗GPT 등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보안을 위해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사용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나타났다. 삼성전자 또한 이달 초 사내 안내를 통해 DX(디바이스 경험) 사업부에서 챗GPT, 구글 바드, MS 빙 등 생성형 AI 사용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AI 도구에 대한 내부 단속에 나설 뿐만 아니라 자사의 앱장터인 ‘앱스토어’에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앱이 나타나는 것까지도 경계하고 있다.
최근 한 앱개발사가 자사의 이메일 앱에 챗GPT 기능을 담는 업데이트를 요청하자 애플은 AI로 인해 아동·청소년에게 부적절한 콘텐츠가 보여질 수 있다며 업데이트를 차단한 바 있다. 해당 개발사가 챗GPT 기능에 콘텐츠 필터링을 구현한 뒤에야 앱 업데이트가 허용됐다.
팀 쿡 애플 CEO는 “AI 등에는 매우 신중하고 사려 깊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러 다른 곳에서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정리해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AI의 잠재력은 확실히 흥미롭다”고 말했다.
한편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는 아이폰·아이패드에서 쓸 수 있는 iOS용 챗GPT 공식 앱을 출시했다. iOS에 이어 안드로이드용 챗GPT 앱도 출시해 이용자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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