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1990년대 영광을 되찾을 기세다. 실적 호조부터 미국 부채한도 협상 낙관론까지 호재들이 쏟아지면서 도쿄의 간판지수 닛케이 225가 심리적 지지선 3만을 돌파했다.
닛케이 225지수는 19일 개장 직후 3만924.57까지 오르며 3만선을 뚫고 치솟았다. 장중 지수는 1990년 8월 이후 최고까지 상승하며 7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오후 들어 상승폭은 다소 줄어 닛케이 지수는 0.7% 상승한 3만 808.35로 거래를 마쳤다.
증시는 전반적으로 매우 견조한 기업 실적부터 통화완화 지속 기대에 따른 엔화 약세, 코로나19 이후 소비회복 조짐까지 더해지며 활황이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일본 투자를 확대한 데다 도쿄증권거래소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조치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며 추가 상승동력이 제공됐다.
또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에 대해 조만간 합의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을 피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닛케이 225지수를 33년 만에 최고로 끌어 올렸다.
스미토모미쓰이 자산운용의 마사유키 키차키와 수석 거시전략가는 로이터에 “일본 경제의 장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변하기 시작했을 수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기둔화가 심하지 않다면 현재 일본 주식의 수준은 고평가된 것이 아니다”라며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노무라증권의 가미타미 카즈오 주식전략가는 “오늘 닛케이 랠리가 얼마나 지속가능하지에 대해 투자자들이 열심히 생각할 것”이라며 “과열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례로 반도체 관련주는 간밤 뉴욕 거래에서 랠리를 펼치며 이날 도쿄 증시의 오전 거래에서 급등세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이 거의 반납하거나 심지어 급락세로 돌아선 경우도 있다.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어드밴테스트는 개장과 동시에 3.35% 뛰면서 사상 최고를 경신했지만 이후 3.3%까지 급락했다가 낙폭을 2.86%으로 줄여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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