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 가라앉는다…코끼리 1.4억 마리 무게 고층건물에 기후변화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1일 15시 30분


미국 뉴욕 맨해튼 전경. 코끼리 1억4000만 마리 무게에 달하는 마천루들 압력으로 지반이 매년 1~2mm 내려앉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동부 해안가 뉴욕시가 매년 1~2㎜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펠탑 7만개, 코끼리 1억4000만 마리와 맞먹는 무게의 고층건물들이 지반을 누르고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환경학술지 ‘어스 퓨처’ 5월호에 실린 미국지질조사국(USGS) 지질학자 톰 파슨스와 연구팀 논문 ‘뉴욕시 무게: 인위적 원인에 따른 침하 가능성’에 따르면 800만 명 넘게 사는 뉴욕시는 매년 가라앉고 있으며 100만 동에 이르는 고층건물을 한 원인으로 지적했다.

뉴욕시 5개 특별지역구 가운데 브롱스를 제외한 맨해튼 퀸스 브루클린 스탠튼아일랜드는 모두 대서양에 접한 섬이다. 연구팀은 마천루가 밀집한 월가 금융지구 로워 맨해튼은 침하 속도가 2배가량 빠르다고 밝혔다. 퀸스나 브루클린도 지반이 내려앉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추산한 고층건물 100만 동 전체 무게는 약 7억7000만t으로 에펠탑 7만 개, 코끼리 1억4000만 마리 무게에 해당한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포함한 뉴욕 주요 고층건물은 단단한 암반 위에 세워졌지만 일부 빌딩은 모래와 점토가 섞인 지반 위에 건설돼 침하 속도를 높인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팀은 1950년 이후 뉴욕시 주변 해수면은 약 22cm 상승했으며 이는 허리케인과 결합해 향후 대규모 홍수가 지금보다 4배 이상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뉴욕뿐 아니라 미국 및 전 세계 해안도시에서 침하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며 세계 전체가 침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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