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집권 신민주주의당(ND)이 21일 총선에서 박빙 예상과 달리 압승했다. 다만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해 당초 목표인 단독 정부 구성은 7월 2차 투표 이후로 미루게 됐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율 90% 시점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ND는 득표율 40.8%로 20.1%를 얻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의 급진 좌파 연합(시리자)을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는 선거 직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ND와 시리자 지지율 격차 6∼7%포인트를 훨씬 넘어선 것이다.
올 2월 46명 이상이 숨진 그리스 사상 최악의 열차 충돌 사고로 정부 책임론이 강하게 일었지만 총선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선거에서 승리해 정권을 쥔 미초타키스 총리는 선거 내내 ‘안정’을 앞세우며 감세 정책, 낮은 실업률 그리고 더 많은 투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면서 재임 기간의 경제 부흥을 성과로 제시했다. 고물가는 여전하지만 12년 전 좌파 정부의 복지 포퓰리즘과 과도한 규제로 경제가 악화돼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그리스 경제는 최근 성장세가 뚜렷하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정치적 지진”이라고 승리 소감을 밝히며 시리자 및 3위 정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따라 총선 2차 투표가 7월 초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는 과거 최다 득표 정당이 의석 50석을 가져가는 선거 제도로 득표율이 저조해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 쉬웠지만 최근 선거법 개정으로 득표율이 45%를 넘어야 한다. 다만 2차 투표에서는 37% 정도만 득표하면 과반을 획득할 수 있어 ND의 단독 정부 구성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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