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 당국의 전격적인 판매 금지 조치를 놓고 미중이 연일 충돌하고 있다.
미 국무부 매튜 밀러 대변인은 22일(현지 시간) “미국은 중국이 마이크론 반도체 판매를 금지한 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무부는 미국 입장을 분명히 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접촉 중(engaging)”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을 담당하는 미 상무부가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 당국에 항의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밀러 대변인은 ‘미국의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 제재와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는 “중국에는 규제의 투명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원하는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이는 투명한 규제 체계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 머피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이 어떤 우려로 판매 제한 조치를 내렸는지 불분명하다”며 “중국 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향후 대응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피 CFO는 “이번 조치가 매출에 최대 한 자릿수 퍼센티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11%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마이크론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이날 마이크론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2.85% 하락했다.
중국은 관영매체를 동원해 마이크론 제재는 법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3일 “마이크론 제재에 대해 미국이 중국을 비난하는 것은 미국의 위선과 이중 잣대를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라면서 “미국은 중국 기업 화웨이와 틱톡에 대해 무자비하고 탐욕스러운 제재를 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는 “중국의 안보 이익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규제를 가하면서) 주장하는 국가안보는 중국에 대한 일방적이고 반시장적인 탄압”이라면서 “마이크론이 중국에 공급해 온 반도체 물량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기업들이 메우지 못하도록 (요구)하는 것도 그 연장선”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런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마이크론은 미국이 발동한 중국 과학기술 탄압 과정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했으며, 동시에 중국 반도체 기업에 가장 많은 화를 초래한 미국 기업 중 하나”라고 썼다. 이어 ”그들이 미국 정부에 협력해 중국으로 안전하지 못한 제품을 수출했는지는 자신들만 분명히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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