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로 잘 알려진 이라와디돌고래가 쓰레기로 뒤덮인 한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자선단체 카르마가와에 따르면 이달 초 인도네시아 방카벨리퉁주 토보알리 해변에서 이라와디돌고래 사체가 발견됐다. 단체가 공개한 당시 사진을 보면 돌고래는 온통 쓰레기로 가득 찬 해변에서 숨을 거뒀다.
이 돌고래 사체를 처음 발견한 현지 주민 아이완 파딜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비극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개체수가 얼마 남지 않은 돌고래가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했다. 이 영상이 모두에게 교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단체는 “이런 비극이 전 세계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지만, 많은 사람은 인간이 지구를 어떻게 대하는지 생각하기 싫어한다”며 “인류는 무책임하게, 빠른 속도로 지구와 야생 동물을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과 바다에 플라스틱과 쓰레기가 쌓여가고, 해양 생물은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모든 사람이 이 위기를 인지하고 더 이상 무고한 동물들이 죽지 않도록 잠재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와디돌고래는 둥글게 튀어나온 이마와 짧은 주둥이 때문에 미소 짓는 것처럼 보여 ‘웃는 돌고래’로 불린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위기’ 단계 보호종으로 분류된다.
이라와디돌고래는 캄보디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지에 서식하는데 메콩강 오염과 불법 포획 등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 캄보디아 당국에 따르면 메콩강에 사는 이라와디돌고래는 1997년 약 200마리에서 2020년 89마리로 줄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해양오염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2018년에는 향유고래 사체 배 속에서 플라스틱 컵과 비닐, 슬리퍼 등 6㎏에 달하는 쓰레기가 발견된 바 있다.
인도네시아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연간 62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도네시아 당국은 2025년까지 장기적으로 해양오염을 줄이기 위해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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