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공석 주미 中대사, 온건파 셰펑 부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4일 03시 00분


두차례 주미대사관 근무 ‘미국통’
美中 갈등 국면에서 역할 주목

중국의 온건파 외교관으로 꼽히는 셰펑(謝鋒·59·사진) 외교부 부부장이 주미 중국대사로 발탁됐으며 그가 23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 부임할 것이라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22일 보도했다. 친강(秦剛) 전 대사가 지난해 12월 말 외교부장으로 승진한 후 5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주미 중국대사의 공백이 해소되는 것이다.

1979년 중국과 미국이 수교한 후 주미 중국대사가 5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것은 처음이다. 날로 격화하는 미중 갈등의 여파로 중국이 고의적으로 대사 자리를 장기간 비워두며 미국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중국 정찰풍선의 미 영토 침입, 중국 견제를 본격화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으로 양국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태에서 셰 신임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그는 과거 두 차례 주미 대사관에서 근무한 대표적인 미국통이다. 특히 늑대처럼 거친 힘을 과시하는 중국의 외교 노선을 뜻하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대표주자로 미국에 가시 돋친 독설을 서슴지 않았던 친 부장과 비교하면 상대적 온건파로 꼽힌다. 그의 부임이 미중 갈등 완화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일각에서 기대하는 이유다.

셰 대사는 주미 대사 자리를 두고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과 경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 대변인 또한 미국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인물로 유명하다. 폴리티코는 중국이 화 대변인 대신 셰 대사를 발탁한 것은 양국 갈등을 추가로 격화시키지 않기 위해 덜 공격적인 인물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고위 인사 또한 긴장 완화를 시사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미중 관계를 두고 “조만간 해빙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친 부장 또한 최근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만나 “현재 최우선 순위는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셰펑#주미 중국대사#워싱턴 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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