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23일 북한 핵·미사일 개발 자금조달을 위해 사이버해킹을 벌여온 북한 사이버전(戰) 전담부대 등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북한 해커를 양성해온 미림대학 등도 포함돼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불법 해킹 체계 전반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북한 기술정찰국과 110연구소, 지휘자동화대학(미림대학), 진용정보기술협력회사 등 기관 4곳과 개인 1명을 제재했다고 밝혔다. 기술정찰국은 북한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산하 기관으로 사이버 테러를 담당하고 있으며 북한의 대표적인 해킹 조직 라자루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기술총국 산하 110연구소는 사이버 공격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한국과 미국에 대한 사이버정보 수집과 정보전, 가상화폐 탈취 등을 주도하고 있다. 재무부는 “110연구소는 2013년 한국 금융기관과 언론사를 해킹한 ‘다크서울’ 작전을 실시했으며 한국 정부로부터 군사 방어 및 대응 계획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훔쳤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가 이날 제재한 지휘자동화대학은 1986년 설립된 미림대학의 후신으로 북한 해커들의 양성소로 꼽힌다. 재무부는 “지휘자동화대학 출신 상당수는 북한 정찰총국 산하 사이버 부대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IT) 회사로 가장해 러시아와 라오스에 불법으로 북한 IT 노동자를 보내온 진영정보기술협조회사와 이 회사 러시아사무소 대표인 김상만(65)도 제재 대상에 올렸다. 김상만은 중국과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IT팀으로부터 200만 달러어치의 가상화폐를 송금 받는 등 북한의 불법적인 가상화폐 거래에 가담했으며 북한에 외국 IT 장비를 수송하는데 연루됐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이번 제재는 북한 해킹 조직 지휘부부터 해킹 실행기관과 양성소를 동시에 겨냥한 것. 이날 외교부 역시 진영정보기술협조회사와 김상만 등 북한 기관 3곳과 개인 7명에 대한 독자제재를 단행했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미국과 파트너들은 전 세계 금융기관과 가상화폐 거래소 등으로부터 자금을 탈취하려는 북한의 시도에 맞서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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