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경과 맞닿은 러시아 서부 본토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대 규모 교전이 벌어진 가운데 러시아가 23일 “우크라이나 테러리스트 약 70명을 제거했다”며 이틀간 이어진 교전이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격을 주도한 반(反)정부 단체는 추가 공격을 예고해 러시아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 단체가 우크라이나 및 미국과 연계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두 나라는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러시아 서부) 벨고로트 지역에 침투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조직을 전멸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공격을 주도한 단체는 “우리는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 대원 수십 명을 제거했다는 러시아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이번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러시아자유군단(FRL)’, ‘러시아의용군단(RVC)’ 등 민병대 2곳이 지목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은 최소 80명에서 최대 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이들 민병대와의 연계를 부인하고 있지만 민병대원들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기반을 두고, 험비 등 미국에서 제조된 군용차량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러시아는 자국 본토에서 이틀째 교전이 이어진 것에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푸틴 최측근’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3일 “우크라이나 정권이 이러한 종류의 사보타주(파괴공작)가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는 잡설을 늘어놓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가담자들은) 쥐새끼처럼 박멸해야 할 쓰레기들”이라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한 시상식에서 “러시아는 지금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국가적 자부심이 높아지고 통합의 순간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보 당국은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는 전투기 손실, 철로 폭발 공격에 이어 본토에 대한 직접 공격까지 받아 심각한 다중적 위협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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