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한 남성이 뇌와 척수에 전자기기를 삽입해 무선 통신을 하는 방식으로 다시금 걷게 됐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2년 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네덜란드의 40세 남성 게르트 얀 오스캄은 스위스 연구진이 주도한 뇌-척수 무선 디지털 연결 수술을 받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걷게 됐다.
앞으로 이 수술은 교통사고나 산업 재해로 척수 신경에 손상을 입어 하반신·전신 마비를 겪는 환자들의 재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과학 전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도 게재됐다.
수술을 집도한 스위스 로잔대학의 신경외과 전문의 조슬린 블로흐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직은 기초 연구 단계이고, 실제 마비 환자에게 적용되기까지는 몇 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우리는 최대한 빨리 연구실에서 벗어나 이 시스템을 병원으로 가져가는 것이 목표이다”고 밝혔다.
이 연구의 골자는 끊어진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를 무선 통신이 가능한 디지털 기기를 삽입해 전자신호로 변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스캄이 다리를 움직이고자 의도하면 뇌에서 내리는 신호가 뇌 속 전자기기를 통해 전자신호로 변환되고 이것이 척수에 있는 전자기기에 전달돼 다리 근육에 대한 명령으로 변환된다.
오스캄은 2021년 7월 두개골 양쪽에 직경 5㎝ 크기의 원형 구멍을 뚫고 전자 기기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다시 걷는 법을 배우는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다”며 “이제 일어서서 친구와 함께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앞서 지난해 2월 같은 기술을 활용해 하반신이 마비된 미셸 로카티 등 환자 3명이 걷게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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