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시대의 부활” 강한 미국 앞세워… “트럼프 포퓰리즘 반대” 보수적자 자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6일 03시 00분


[美 대선주자 인물탐구]〈3〉 마이크 펜스 前부통령(공화당)
낙태-동성애 반대, 총기소유 지지
“부인외 女와 둘이 식사 안해” 강조
트럼프 2인자서 배신자 낙인도

“나는 기독교인, 보수주의자, 공화당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2인자였으며 복음주의 개신교도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64)은 과거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을 이렇게 정의했다. 강력한 반(反)낙태, 반동성애 노선을 걸으며 창조론과 총기 소유를 지지하는 그의 지향점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말이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미 NBC방송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할지 여부에 대해 “다음 달까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강한 미국’을 주창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로 공화당을 되돌리겠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수의 이단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으로 정통 보수의 가치가 훼손된 만큼 보수 적자(嫡子)인 자신이 이를 바로잡겠다는 뜻이다.

● “트럼프식 포퓰리즘에 저항해야”
펜스 전 부통령은 2021년 1월 미 의회 난입 사태 등을 거치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완전히 결별했다. 당시 그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박에 응하지 않았고, 상원의장으로서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의 당선 결과를 인증하기 위해 회의를 열다가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으로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바람에 지지율 자체는 저조한 편이다. 펜스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24일 선거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 기준으로 아직 5.3% 수준이다.

펜스 전 부통령은 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중영합주의자(포퓰리스트)로 규정하며 “포퓰리즘에 저항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기독교를 기반으로 한 우파, 국가 안보를 강조하는 매파, 재정 정책에선 정부 지출 축소를 지향하는 보수파 등으로 구성된 레이건 시절의 공화당을 원한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령층 건강보험제도(메디케어)와 사회보장 지출에 관해서는 “판박이”라며 모두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대해서도 다른 공화당 주자들과 달리 “이 전쟁은 냉전의 현대판”이라며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낙태에 대해선 “미 전역에서 15주 이상의 낙태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부인 외 여성과 단둘이 식사 안 해”
펜스 전 부통령은 대선 주요 경합주인 인디애나주 출신이다. 1959년 아일랜드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모와 형제는 모두 민주당 지지자다. 가톨릭교도이며 같은 아일랜드계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했다.

하지만 그는 개신교도가 설립한 하노버칼리지를 다니며 개신교로 개종했고,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지지 정당을 공화당으로 바꿨다. 인디애나주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0년 정계에 입성했다. 6선 하원의원과 인디애나주 주지사를 거쳐 부통령에 올랐다.

펜스 전 부통령은 1985년 두 살 연상의 미술 교사 캐런(66)과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그는 부인 이외의 여성과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는 ‘펜스 룰’로도 유명하다. 이 규칙은 원래 이를 주창했던 유명 개신교 목회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이름을 따 ‘그레이엄 룰’로 불렸지만 펜스 전 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이 규칙을 수차례 강조하며 부인에 대한 사랑을 과시한 뒤부턴 ‘펜스 룰’로 불린다.

다만 그의 원칙주의자 이미지가 대선 후보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시민단체 ‘윤리공공정책센터’의 헨리 올슨 선임 연구원은 “현재 공화당 유권자는 투사를 원한다”며 “정권 탈환이 목표인 야당의 대선 후보에는 맞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과 인연도 깊다. 그의 부친 에드워드 펜스는 미 육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공로로 1953년 미 동성무공훈장을 받았다. 펜스는 현직 부통령이던 2017년 한국을 찾아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기도 했다.

#美 대선주자 인물탐구#마이크 펜스 前부통령#레이건 시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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