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노현의 한 시골 마을에서 칼과 엽총으로 경찰관 포함 4명을 살해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남성은 나카노시 시의회 의장의 장남으로 알려졌다.
26일 일본 NHK·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30분경 한 주택에서 농성을 벌이던 남성 A 씨가 건물 밖으로 잠깐 나온 틈을 타 신병을 확보했다. A 씨는 여성 2명과 경찰관 2명 등 총 4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전날 오후 4시 30분경 한 남성이 여성을 흉기로 찔렀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나카노서 경부보(경위급) 타마이 료키(46)와 순사 부장(경사급) 이케우치 타쿠오(61)가 현장에 출동했으나 A 씨는 이들을 향해 엽총을 쐈다.
흉기에 찔린 여성과 경찰관들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여성은 66세 민간인으로 확인됐다. A 씨는 경찰에게 발포한 뒤 인근 나카노시의 시의회 의장 아오키 마사미치의 자택으로 숨어들었다.
NHK에 따르면 A 씨는 마사미치 의장의 아들로 확인됐다. 이 자택에선 같은 날 오후 8시경 여러 발의 총성이 들렸다. 이어 오후 8시 반에 마사미치 의장의 아내가 도망쳐 나왔고, 자정쯤 또 한 명의 여성이 탈출에 성공했다.
일본 경시청은 현장에 특수부대를 파견, 대치 12시간 만에 A 씨를 검거했다. 이후 민가 주변에 쓰러져 있던 고령의 여성이 추가로 발견됐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살인 혐의로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A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다.
목격자 진술에 의하면 ‘묻지 마 범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시 A 씨의 범행을 목격한 주민은 “이미 흉기에 찔려 도망치는 여성을 A 씨가 뒤쫓아와 다시 흉기를 휘둘렀다. 그에게 ‘왜 이러느냐’고 했더니 ‘죽이고 싶어서 죽였다’더라”고 진술했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현장은 신슈나카노역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2㎞ 떨어진 곳으로 주로 주택과 논밭으로 이뤄진 시골 마을이다. 경찰은 현장 반경 300m를 피난구역으로 지정해 통행을 금지했으며 거주민들을 인근 중학교 체육관으로 대피시켰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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