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구자가 1500여년 이상 본문 아래 숨겨져 있던 새로운 성경 페이지를 찾아 해독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오스트리아과학아카데미 소속 중세 시대 연구자 그레고리 케셀이 자외선을 활용해 본문 아래 적혀있던 옛 성경 필사본을 확인했다.
그는 고대 원고인 팔림프세스트에 자외선 촬영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밝혔다. 팔림프세스트는 고대 그리스부터 사용된 문서 제조 형식이다. 당시 주로 기록에 사용된 양피지 가격이 비싸 이전에 기록된 내용을 흔적만 남기고 지우고, 새로운 내용을 적는 식으로 사용했다.
그는 “최근까지 고대 시리아어로 적힌 성경 사본은 런던 대영도서관, 이집트 시나이산 성녀 카타리나 수도원 이렇게 두 곳에만 존재하며 시나이 사본 프로젝트에서 세 번째 조각이 발견됐다”며 이번 발견은 총 네 번째라고 밝혔다. 시리아어 번역본은 가장 오래된 신약성경 필사본인 ‘코덱스 시나이티쿠스’ 등 현존하는 그리스어 필사본보다 최소 1세기 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케셀은 바티칸 도서관에 있는 팔림프세스트에 쓰인 세 겹의 텍스트 아래서 이 필사본을 발견했다. 그는 이것이 1500여 년 이상 동안 본문 아래 숨겨져 있었으며, 3세기에 처음 만들어지고 6세기까지 전해진 초기 시리아어 번역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견된 시리아어 성경 페이지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성경 구절과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 발견됐다. 케셀은 이에 따라 이번 발견이 성경 텍스트의 진화를 확인할 수 있는 ‘독특한 관문’이 됐다고 설명했다.
마태복음 12장 1절은 흔히 “그 때에 예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로 가실새 제자들이 시장하여 이삭을 잘라 먹으니”로 번역된다. 그러나 케셀에 따르면 1500년 전 시리아어로는 마지막 부분이 “곡식 이삭을 따서 손으로 비비고 먹기 시작했으니”로 적혀있다.
오스트리아과학아카데미 중세연구 연구소장 클라우디아 랩은 “케셀은 고대 시리아 문헌과 문자의 특징에 대한 해박한 지식 덕분에 위대한 발견을 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발견은 현대 디지털 기술과 기초 인문학 연구 사이의 상호작용이 중세의 사료를 다룰 때 얼마나 생산적이고 중요한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