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비행기’ 관련 뉴스들이 공교롭게 많았습니다. 시간과 장소 내용은 다르지만 ‘비행기’라는 테마로 묶어서 일주일 뉴스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번째 비행 20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프랑스 정부 전용기 에어버스 A330을 타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히로시마를 찾았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주요 관심사 였지만 외신들 사이에서 이번 G7 정상회의의 주인공은 젤렌스키였다는 평이 이구동성으로 나왔습니다. 하루 만에 7개 국가의 총리 및 대통령들과 회담을 진행하는등 가는 곳마다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F-16 전투기 또한 회담에서 정상들이 언급하였는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투기 지원에 이미 합의 했고 영국 수낵 총리도 올여름부터 우크라이나 조종사를 위한 F-16 전투기 교육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두번째 비행 23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국제 해양·항공전시회(LIMA)’에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방산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에어쇼를 선보였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모하맛 하산 말레이시아 국방부 장관과 국산 경공격기 ‘FA-50’ 수출을 위한 최종 계약서에 서명(9억2000만 달러, 약 1조2100억 원) 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23일 블랙이글스의 비행 사진이 담긴 동아일보 5월25일자 1면 입니다.
공중에서 빠른 속도로 날고 있는 비행기들이 저렇게 가깝게 붙어서 마치 한 몸이 된 신기에 가까운 장면입니다. 이 사진은 23일 중국 신화 통신 사진기자가 찍고 24일 전송 되었습니다. 신화 통신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취재 한 사진을 하루 지나 발행합니다. 24일 한국은 누리호 발사가 초미의 관심이었습니다. 즉 신문사 입장에서는 “25일자 1면은 24일 오후 6시24분에 발사되는 누리호 사진이다”고 못 박아두고 자리를 비워 놨습니다.
하지만 느닷없이 전라도 고흥에서 발사 연기 소식이 들려왔고 각 신문사 사진부와 편집부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동아일보 사진부도 비상벨이 울린 상황에서 짧은 시간안에 오늘 단말기에 들어온 사진을 모조리 다시 봤고 그 중 최고의 명 장면을 찾게 되었습니다. 누리호가 예정대로 발사 되었다면 국제면이나 사회면에 게재 될 사진이 발사 연기로 일약 이날의 주인공이 된 것입니다. 봐도 봐도 신기한 사진이라 크게 다시 보여드리겠습니다.
▷세번째 비행 24일 통신 이상이 발생하면서 발사를 하루 미루게 된 누리호는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우주를 향해 솟아올랐습니다. 18분58초 동안 국민들은 누리호의 비행을 숨죽여 지켜 봤습니다.
13분 지난 6시37분, 고도 550km 지점에 도달,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사출하는데 성공 했습니다. 항우연(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설계한 누리호의 목표 궤도는 ‘여명·황혼 궤적’ 으로 불리는데 1년 365일 밤 낮 없이 태양빛을 받으며 전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하니 이야기만 들어도 놀랍기만 합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이 궤도에서 지구를 하루에 15바퀴 돌면서 재난재해 관측 임무에 들어갑니다. 25일 오후6시42분 비행이 종료 되었고 생존신호는 오후 7시 7분, 발사 43분 부터 오기 시작했습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생존신호(비콘신호)가 남극 세종기지 기지국에 수신되었고 차례로 신호들이 왔습니다. 오후 7시50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3차 발사의 성공을 발표했습니다. ‘스페이스 클럽(Space Club)’ 우주발사체와 인공위성을 제작 발사 할 수 있는 나라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 우주 G7 반열에 오른 감격적인 비행 이었습니다.
▷네번째 비행 아래 사진은 건군 75주년 및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해 25일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에서 드론이 줄지어 비행하고 있는 장면 입니다.
한미 군 당국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하는 훈련으로 71개 부대, 장병 2500여 명, 장비 610여 대가 참가했습니다. 훈련은 이날을 포함해 다음 달 2·7·12·15일 등 총 5차례 진행되고 회차당 약 300명의 국민참관단이 화력 시범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작은 사진은 E-737(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상공에서 플레어(섬광탄)를 발사하는 장면과 다연장로켓포(MLRS)의 훈련 장면 입니다. “사랑도 인생도 타이밍” 이라는 말이 있듯 ‘뉴스에도 타이밍이 있다’고 기자는 말하고 싶습니다. 24일 누리호 발사가 하루 연기되면서 블랙이글스 뉴스는 더 부각이 되었고 한미화력격멸훈련 관련 뉴스는 상대적으로 덜 부각이 되지 않았나 생각듭니다. 아무튼 멋찐 훈련을 보여준 한미합동격멸훈련을 응원하고 든든한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다섯번째 비행 초강력 태풍 ‘마와르’가 태평양 휴양지 괌을 강타하면서 공항이 침수되고 호텔 건물이 파손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로인해 부처님오신날 연휴를 앞두고 괌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들의 발도 꽁꽁 묶였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25일 현재 한국인 관광객 약 3000명이 괌에 체류 중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진은 괌 공항에 비행기가 결항 취소 되었다는 항공사 문구와 리조트에 합숙 생활을 하는 관광객 모습 등 입니다. 비행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비행기가 없는 뉴스를 ‘다섯번째 비행’ 으로 소개했습니다.
▷여섯번째 비행 26일 낮 12시 35분경 대구공항 상공에서 착륙 중이던 제주발 아시아나 항공기 비상구가 213m(700피트) 상공에서 승객에 의해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제주에서 혼자 대기표로 비행기에 탑승한 30대 남자는 착륙 직전 “왜 도착 안하냐”며 비행기 비상문을 열었습니다. 이 비행기에는 승객 19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중 9명이 과호흡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아찔한 순간을 만든 이 남성에게 대구 동부경찰서는 27일 오후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조사에서 남성은 “최근 실직 후 스트레스를 받아오고 있었다” “비행기 착륙 전 답답해 빨리 내리고 싶어서 문을 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항공보안법 23조에 따르면 항공기 내에서 출입문, 탈출구, 기기의 조작을 한 승객은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합니다. 황당한 비행 뉴스를 ‘여섯번째 비행’으로 소개했습니다.
▷일곱번째 비행 28일 과학계에 따르면 누리호 큐브위성 도요샛 3호 다솔은 다른 부탑재위성들과 달리 누리호에서 사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전날까지도 신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누리호 위성 8기 중 유일하게 실종된 다솔의 행방이 궁금해 집니다. 우선 “도요샛 이 뭔가” 부터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가람, 나래, 다솔, 라온 으로 순한글 이름을 가진 큐브위성(Cubesat 초소형위성) 4남매 를 통칭해 ‘도요샛’ 이라고 합니다. 아래 항우연이 제공한 가상이미지처럼 대오를 이뤄 나는 철새인 도요새(snipe)에서 이름을 따 도요샛(도요새+satellite)이라는 이쁜 이름이 만들어졌습니다. 다솔의 실종 원인 중 하나는 누리호로부터 사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고 또 하나는 사출은 제대로 이뤄졌으나 아직 신호가 잡히지 않았을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합니다. 일주일은 더 기다려봐야 교신 결과를 알 수 있는 경우도 많은데 실제로 누리호 2차 발사 당시 실렸던 대학 큐브위성 4기 중 연세대학교 ‘미먼’은 사출 48일 만에 신호를 받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일주일 뒤에 ‘짠’ 하고 다솔이 생존신호를 보내면 누리호의 기쁨은 아마도 두배가 되지 않을까 상상을 하며 기다려봅니다.
이상 ‘비행’ 관련 일곱 가지 뉴스를 전했고 짧게 세가지 뉴스를 콜라주 형식으로 전하고 이번주 일사정리를 마치겠습니다.
● 미 중 양쪽으로 해체모여! 10년 안에 3차 대전, 100세 키신저의 경고
27일 100세 생일을 맞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강 대 강 으로 치닫고 있는 미중 갈등으로 인해 3차 세계대전 가능성을 경고하며 “이를 막을 시한이 5∼10년에 불과하다”고 전망했습니다.
● 돌아온 7만전자 10만닉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6%에서 1.4%로
한국은행은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했는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끌어내렸습니다. 중국 경제가 주춤하고 미국발 은행 위기로 글로벌 금융불안이 확대되면 성장률이 1.1%에 그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한은은 연 3.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는데 올해 2월과 4월에 이어 3연속 동결입니다. 시장에선 한은의 3연속 동결로 사실상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보고 연내 금리인하 시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편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약 1년 2개월 만에 7만 원선을 넘었습니다. 인공지능(AI) 열풍과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발 호재에 힘입어 미국과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 스텔스 했던 후쿠시마 시찰단, 야당은 견학단
“안전성 평가 부분에 있어 진전이 있다. 추가 요청 자료 등이 다 파악돼야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시찰단장)이 5박 6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관련 시찰 일정을 마치고 26일 인천공항에 귀국 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시료 채취도 없고, 시찰단 명단도 없고, 언론 검증도 없는 ‘3무(無) 깜깜이’ 시찰”이라고 비판했고 이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명분도 없고 당위성도 없는 ‘닥치고 반일 몰이’만 일삼는 민주당이 참으로 안쓰럽다”고 받아쳤습니다. 대통령실은 IAEA의 분석과 정부 시찰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 일본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 여부를 판단할 방침입니다. IAEA의 국제 검증에 대한 결론이 난 뒤 이르면 7월께 시작할 가능성이 있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향후 30년 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사진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동아일보 사진부, 뉴시스, 뉴스1, AP, 대통령실제공, SNS캡쳐 글·콜라주= 장승윤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