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대구행 여객기에서 출입문을 개방한 사고와 관련해 외신들이 ‘기괴한 사건’이라며 관련 보도를 집중 조명했다.
27일(현지시간) CNN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그리고 영국 BBC 등 외신은 “한국 상공을 통과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한 승객이 문을 열어 혼란을 야기해 최소 12명이 호흡곤란을 호소했다”며 “경찰은 출입문을 연 33세 남성을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WP는 관련 보도를 전하며 “다른 항공기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출입문은 기내를 가압 상태로 유지하고, 기내 여압이 없으면 승객은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의식을 잃을 수 있다”고 전했다.
노스다코타 대학의 항공학 부교수인 닉 윌슨은 WP에 “이러한 문은 공중에서 열기 매우 어렵다”며 “항공기 출구는 상당한 압력 부하를 견디면서 제자리에 머물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도가 낮을수록 압력 차이가 낮아 문을 열기 쉽다”며 “이 때문에 이 남성도 문을 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 전문 웹사이트 에어라인레이팅스닷컴의 조프리 토머스는 CNN에 이 사건을 ‘매우 기괴하다’고 평가하면서 “기술적으로 비행 중에 문을 여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류를 거슬러 문이 열렸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보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CNN에 “항공기는 고도에 따라 기내 압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도록 설정돼 있다”면서 “항공기가 공중에 높이 있을 때는 문을 여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고도가 낮고 착륙에 가까울 때는 문을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N과 WP 외 미 뉴욕타임스(NYT), 영국 스카이뉴스, 가디언 등 유력지들 역시 이번 사건을 일제히 주요 헤드라인으로 다뤘다.
앞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6일 오후 12시37분께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 8124편이 대구공항으로 착륙 접근 중 700피트 상공에서 비상구 도어가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객기는 문이 열린 채 대구공항에 착륙했으며 이 사고로 승객 12명이 호흡곤란 등 불편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착륙 중인 항공기의 비상문을 강제로 열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 30대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최근 실직 후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비행기 착륙 전 답답해서 빨리 내리고 싶어 문을 열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올해 초 러시아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지난 1월 이르아에로 항공의 전세기(An-26-100)가 러시아 동부 야쿠츠크주(州) 마간 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뒷문이 열리며 회항한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 항공보안법 제23조에 따라 승객은 항공기 내에서 출입문, 탈출구, 기기의 조작을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하여 항공보안법 제46조에 따라 출입문을 조작한 사람은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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