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 연상… 시진핑식 新하방운동
젊은층 불만 억누르기 의도” 분석도
중국이 20%를 넘어선 청년실업률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대졸자를 농촌으로 보내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마오쩌둥(毛澤東) 주석 시절 지식인과 대학생을 농촌으로 보냈던 ‘하방(下放)’ 운동을 연상케 해 시진핑(習近平)식 ‘신(新)하방 운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문화대혁명(1966∼1976년) 시기 ‘하방 운동’을 연상시키는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남부 광둥성의 경우 2025년 말까지 대졸자 30만 명을 농촌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산업이 발달한 동부 해안 벨트에 속한 장쑤성도 올해부터 매년 최소 2000명의 대졸자를 농촌으로 보내기로 했다.
대졸자들은 각종 농촌 부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SCMP에 따르면 과거 하방 운동은 농촌에 오랜 기간 정착해 살아야 했다. 시 주석도 1969년 하방해 산시성 옌안에서 7년간 농민들과 함께 생활했다. 하지만 지금 프로그램은 대학 졸업 후 정식 취업 전까지 잠시 거쳐 가는 과도기적 성격이 강하다. 다만 취업난으로 인해 지원자는 예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신하방’으로 불리는 유사한 캠페인이 펼쳐졌지만 올해는 청년실업률이 치솟으면서 청년들의 농촌행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다. 중국의 4월 청년실업률은 20.4%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이에 농촌 개발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업으로 인한 젊은층의 불만이 중국공산당으로 향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올해 대졸자 규모가 역대 최대라는 점이다. 6, 7월 졸업하는 대학생은 작년보다 82만 명 증가한 1158만 명에 달한다. 중국에서 대학 졸업자가 1100만 명을 넘어서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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