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필두로 내년 대선 정권 수호를 노리는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2016년 리턴매치에서는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을 비롯한 나머지 공화당 후보들과의 대결까지도 총망라해 본격 대선 준비에 돌입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9일(현지시간) “바이든과 그의 선거캠프는 4년 전 대선에서 맞붙었던 트럼프와 (다시) 맞붙을 것으로 믿고 있지만 ”바이든 초기 캠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트럼프가 경선에서 통과하지 못할 경우 민주당에 (본선 승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 속에서 현재 다수 잠재적인 공화당 경쟁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준비를 착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에 공식 입후보한 디샌티스는 현재까지 민주당에 가장 큰 위협의 대상으로 보인다. 바이든 캠프는 디샌티스 출마 선언 직후 빠르게 움직여 그의 대선자금 모금 페이지를 트롤링 공격하고 ”디샌티스 실패“(DeSantis flop), ”디샌티스 재앙“(DeSantis disaster)과 같은 검색어 구글 광고를 사들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낙태 금지, 인종·성소수자(LGBTQ) 차별 논란 등에 있어서 디샌티스의 강경한 보수적 태도가 전미 유권자를 상대로 하는 대선 국면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샌티스는 최근 친민주당 기업으로 분류되는 디즈니뿐만 아니라 인종, 젠더, 성정체성을 다룬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퇴출하면서 세계적 출판사 팽귄랜덤하우스와도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제이미 해리슨 DNC 회장은 ”그(공화당 후보)들은 모두 극단적이다. 저는 성조기를 휘감은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대통령 아래서 자랐다“며 ”발언의 자유, 선택의 자유 등 자유는 미국의 일부다. 이 사람들은 이 모든 자유에 반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디샌티스와 더불어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SC) 주지사, 팀 스콧 상원의원(SC) 등 나머지 공화당 후보들 그리고 조만간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이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글랜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까지 폭넓게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 아닌 나머지 공화당 후보들을 대하는 민주당의 전략은 이른바 ‘트럼프 라이트’(Trump Lite)로의 프레이밍화다. 모든 공화당 후보에게 트럼프 극렬 지지층에 의해 벌어진 1·6 의회의사당 폭동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순 없지만 이들을 트럼프와 한통속으로 묶어 비판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베테랑 민주당 전략가인 바질 스미클 전 뉴욕주 민주당 대표는 ”넓은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다른 공화당원들을 ‘트럼프 라이트’로 만드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라며 ”거의 모든 사람이 이전에 그(트럼프)를 지지했다. 백악관은 또한 공화당이 자체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 보호에 위협이라는 포괄적인 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대통령 재선은 현 정권 ‘유지 대(對) 변화’ 대결이지만 바이든과 트럼프가 맞붙을 경우 이 같은 특성이 다소 퇴색될 전망이다. 트럼프 아닌 다른 공화당 후보가 등장할 때 비로소 현 정부 업적에 대한 국민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내부에서 비(非) 트럼프 인사가 최종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트럼프 경우 바이든과 세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서 공화당의 바이든 나이 공격은 힘을 받기 어렵다. 반면 트럼프 아닌 수십 살 어린 다른 공화당 후보 중 한 명이 바이든과 내년 가을 토론 무대에 서게 된다면 극명한 대조를 보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백악관은 트럼프와 재대결을 바라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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