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파이’ 의심 돌고래, 4년 만에 다시 스웨덴 찾아

가슴 부분에 러시아 '액션캠' 장착한 벨루가
우크라 침공 후 처음으로 스웨덴 해상에 출몰

러시아군 스파이 훈련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벨루가(흰돌고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스웨덴 해안에 출몰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스웨덴 남서부 훈네보스트란드 해안에서 러시아 스파이로 의심되는 이 돌고래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 돌고래는 2019년 4월 노르웨이 북부 핀마르크 지역에서 발견됐다. 돌고래는 노르웨이 해안을 따라 움직였고 최근에는 스웨덴 해안까지 내려온 것이다.

4년 전 이 돌고래가 북극해 인근에서 처음으로 목격됐을 때 가슴 부분에는 액션카메라를 부착할 수 있는 마운트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비’라고 적힌 플라스틱 띠가 있었다.

이 때문에 러시아 해군에게 스파이 훈련을 받았을 수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4년이 지난 현재까지 러시아는 ‘스파이 돌고래’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해양생물 전문가들은 이 돌고래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르웨이 발디미르재단 지원단체 원웨일의 세바스찬 스트랜드 해양생물학자는 “고래가 자연환경에서 매우 빠르게 벗어났다”며 “왜 그가 지금 이렇게 빨리 속도를 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흰돌고래는 최대 6m까지 성장할 수 있으며 수명은 40~60년에 달한다.

흰돌고래가 서식하는 그린란드, 노르웨이 북부, 러시아 주변 얼음 바다 ‘바렌츠해’는 서방과 러시아의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이다. 지정학적으로도 러시아와 노르웨이의 해상 경계가 맞닿아 있어 양국의 어업권 갈등은 물론 석유와 천연가스 같은 천연자원의 소유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곳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