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정부, 프랑스 각 도시에 '임시 숙박 시설' 설치 요구
파리시, "수년 전부터 정부에 대책 요구…올림픽 무관"
프랑스 정부가 2024년 개최될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노숙자들을 파리에서 다른 프랑스 지역으로 보낼 계획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영국 더텔레그래프 등은 프랑스 정부가 지난 3월께부터 북부 코르시카를 제외한 프랑스 전역의 각 도시에 이주민을 포함해 수천 명의 노숙자들을 수용할 ‘임시 숙박 시설’을 설치하도록 요구해 각 지역 시장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전역의 시장들은 지역의 노숙자 수용 능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주택부 장관 올리비에 클라인은 이번 달 의회에서 노숙자와 난민 수용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오는 9월에서 10월 열릴 럭비 월드컵 기간 많은 방문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올가을 많은 호텔이 방문객을 수용하는 대신 노숙자나 난민 등을 위한 비상 숙소로 제공되지 않기를 원하며, 내년 여름 올림픽 기간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프랑스 북서부 인구 1만8천명의 소도시 브뤼 시장 필리프 살몽은 브뤼가 9월께부터 2024년 말까지 3주마다 50명을 수용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미 과포화 상태” 라고 강조했다.
살몽은 파리에서 이주한 노숙자들을 수용하도록 지정된 땅의 상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노숙자들에게 주택을 제공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조건 아래 (주택이) 제공돼야 할 것”이라며 “(해당 지역은) 중금속과 휘발유로 오염돼 있다, 사람들이 존엄하게 수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영국 언론 가디언에 따르면 파리 시장인 안 이달고는 “파리에서 아무도 강제로 떠나지 않을 것이며 (노숙자들은) 프랑스 반대편으로 가야 할 의무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올림픽과는 전혀 무관한’ 오랜 문제이며, 수년 동안 파리시는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청해 왔다”고 설명했다.
파리 도시계획 담당 부시장 에마뉘엘 그레구아르는 “노숙자와 이주민의 주거는 국가에 달려 있다. 우리는 우리의 역할 이상을 수행하고 있다”며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을 포함해 우리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긴급한 숙박 시설을 제공하는 장소를 마련했지만 이건 우리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며 우리의 일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올림픽 개최 전) 파리에서 대규모 추방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주거·빈곤 관련 비영리단체 아베피에르재단은 “(이번 이주 계획에 대해서) 투명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 (충분히) 알리지 않고 사람들을 버스에 태우는 것이 걱정된다”라며 “사람들을 이주시키는 것이 ‘급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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