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세계 최초로 담배 한 개비마다 ‘담배는 유해하다’는 경고 문구 표기를 의무화 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캐나다 보건 당국은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31일(현지시간) “담배 회사들이 의무적으로 모든 담배 한 개비마다 건강에 대한 경고 문구를 삽입해야 하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보건당국은 이번 조치에 흡연자의 금연을 도우면서 청소년과 비흡연자를 니코틴 중독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서 판매하는 모든 담배들에는 한 개비마다 ‘한 모금마다 독이 들어있다’, ‘담배 연기는 어린이에게 해롭다’, ‘담배는 발기부전을 유발한다’ 등의 문구를 캐나다 내에서 공영어로 쓰이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표기하게 됐다.
캐나다 암협회 선임 정책분석가 롭 커닝엄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CNN과의 인터뷰에서 “흡연자가 담배를 피울 때마다 (흡연의 유해성을) 마주하게 되는 방식으로 세계적 선례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 담배규제정책 평가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 제프리 퐁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우는 이들은 셀 수 없이 경고 문구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캐나다는 이같은 조치를 오는 8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해 2025년 4월 말까지 캐나다에서 판매하는 모든 담배들에 적용할 계획이다.
캐나다는 2001년부터 흡연의 유해성을 적나라한 이미지로 보여주는 경고 그림을 담뱃갑에 세계 최초로 넣을 정도로 담배의 유해성을 강조했다. 캐나다에서 시작한 담뱃갑 경고 그림 정책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100여 개 국가가 시행하고 있다.
NYT는 2006년 발표된 캐나다·미국·영국·호주의 성인 흡연자 9000명 대상 연구를 인용해 “담뱃갑 경고 그림을 본 이들은 흡연과 관련된 특정 건강 위험에 대해 더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캐나다의 흡연율은 경고 그림을 도입한 이후 점차 떨어져 현재는 15세 이상 흡연율이 10.2%를 기록했다.
캐나다 정부는 더 나아가 ‘담배 개비 경고 문구’ 도입을 통해 2035년까지 전체 인구의 흡연율을 5% 미만으로 줄이자는 목표를 정했다. 캐나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여전히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는 캐나다인이 매년 약 4만 8000명에 달하는 점 등이 조치 강화의 배경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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