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야당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보적인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2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자 다른 주자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5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출마 선언 서류를 제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그는 내년 초 공화당의 후보 경선이 열리는 중부 아이오와주에서 7일 공식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로 했다.
창조론을 지지하는 독실한 개신교도인 그는 보수 성향이 강한 아이오와에서 반(反)낙태 등을 외치며 자신이 ‘보수 적자(嫡子)’임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였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불복을 계기로 결별했다.
이 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6일,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집권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뉴저지에서 재선 주지사를 지낸 크리스티 전 주지사 또한 공화당 내 대표적인 ‘트럼프 저격수’로 꼽힌다. 본선에서 중도층 유권자에게 호소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졌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억만장자 기업인 출신의 버검 주지사는 감세 등을 외치고 있다.
트럼프 캠프 측은 경쟁자가 많아지는 것을 오히려 반긴다. 그럴수록 표가 분산돼 자신이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때도 10여 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바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35%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그간 출마를 저울질했던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 주지사는 5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많은 후보가 난립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것을 막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올해 3월 비슷한 이유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국 사위’ 래리 호건 전 매릴랜드 주지사 또한 최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우리가 2016년의 실수를 반복하는 것 같아 우려하고 있다”며 후보 난립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도와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실상 후보로 내정된 것이나 다름없는 가운데 진보 성향 인사들도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유명 흑인 사회운동가인 코넬 웨스트 유니언신학대 교수는 2017년 만들어진 소수 정당 인민당 후보로 대선에 나서겠다고 5일 선언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을 ‘변변치 못한 신(新)자유주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신파시스트’라고 동시에 겨냥하며 “나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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