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등에 따르면 6일(현지 시간) 흑인 여성 아지케 오언스(35)는 지난 2일 밤 미국 플로리다주(州) 오캘라의 한 아파트에서 총에 맞은 상태로 경찰에 발견됐다. 오언스는 발견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사건이 일어난지 나흘이 지난 후 피의자로 50대 백인 여성 A 씨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피의자 A 씨는 오웬스의 아이들에게 고성을 지르며 스케이트 등을 던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얘기를 들은 오언스는 이를 항의하러 A 씨의 집에 방문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오웬스가 A 씨와 직접 논쟁을 벌이다가 문틈으로 총을 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일부 목격자들은 오웬스가 이웃의 집에 찾아가 문을 두드린 뒤 총에 맞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4일이 지난 후에야 용의자를 특정했다. 경찰 당국은 “플로리다주의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 법률에 따라, 해당 행위가 정당방위 사건이 아니었다는 점이 증명되기 전까지는 용의자 체포가 어렵다”고 뒤늦은 체포 이유를 설명했다.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은 이른바 ‘정당방위 법’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 공격을 막기 위해 총기를 사용하는 것을 정당화한 법이다.
오웬스 가족의 변호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A 씨가 58세의 백인 여성으로, 평소에도 오웬스와 그의 아이들을 괴롭히고 인종차별적 발언도 해왔다고 주장했다. 오웬스의 어머니인 파멜라 디아스는 “오웬스가 A 씨의 집에 갔을 때 문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며 “오웬스에게는 무기가 없었고 누구에게도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현장에는 오웬스의 9살 아들도 함께 있었다”고 증언했다. 다만 경찰은 실제로 인종차별적 요인이 사건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오웬스가 네 자녀를 홀로 키우던 엄마였다는 사실도 언론에 보도됐다. 이에 현지 누리꾼들은 “총격범을 체포하는 데 4일이나 걸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오웬스의 아이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너무 끔찍한 비극이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오웬스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 페이지가 생겼고, 현재까지 11만 6235달러(약 1억 5151만 원)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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