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 “방위증세 2025년 이후로”…기시다 정부에 ‘유연한 판단’ 요구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8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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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이외에 결산잉여금 활용 등 재원 확보도 촉구

일본 집권 자민당이 방위비 증액의 재원으로 하는 증세의 실시 시기에 관해 2025년 이후로 미루는 것을 염두에 둔 ‘유연한 판단’을 요구했다. 증세 시점을 2025년 이후로 연기하도록 요청한 건 처음이다. 자민당은 또 증세 이외의 결산잉여금 활용 등의 재원 확보도 촉구했다.

8일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내 ‘방위관계비의 재원검토에 관한 특명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언안을 전날 마련했다.

일본 정부는 2023년도부터 5년간 방위비 총액 약 43조엔(약 430조원)의 재원 중 일부로 법인세, 소득세, 담뱃세 등 3가지 세금을 단계적으로 증세해 방위비의 일부에 충당함으로써 2027년도에 총 1조엔(약 10조원) 이상을 확보할 방침이다. 다만 유권자에게 인기가 없는 증세에 대해 여당 내에서 반발이 고조되자, 증세의 실시 시기는 ‘2024년 이후의 적절한 시기’라고만 잠정 결정했다. 증세 시기는 올해 말까지 결정하도록 돼있다.

자민당의 제언안에는 “(증세 시기는) 2025년 이후 적절한 시기로 하는 유연한 판단도 가능하게 하려면 세제 조치 이외의 재원을 더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명기했다. 2025년 이후로 증세 시점을 변경하게 되면 올해 말 증세 논의는 피할 수 있게 된다.

재원 확보 방안으로는 세출개혁과 결산잉여금의 활용 등을 요구했다. 자민당 내에서 재검토론이 나오고 있는 국채를 차환하면서 60년 만에 완제하는 ‘60년 상환 룰’도 거론해 “계속해서 폭넓은 논의를 거듭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아사히는 “(제언안은)세수가 오를 경우 늘어나는 결산 잉여금이나, 외환 개입에 대비하기 위한 특별회계의 일부를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며 “정부가 가진 이유가 희미해진 주식으로 일본 최대 통신 기업인 NTT(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 주식을 꼽고 정부 보유분을 모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당내 절차를 거쳐 조만간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제언안을 제출한다. 일본 정부는 이달 중순에 결정하는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에 제언안을 반영할 예정이다.

아사히는 “당초의 의욕에 비해서는 소극적인 내용에 그쳤지만, 증세 시기에 대해서는 ‘2025년 이후의 적절한 시기에’라는 문구를 넣어, 정부의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향후의 초점이 될 것”이라며 “특명위는 당초 증세 이외의 재원 확보책을 찾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지만 제언안은 신중하게 작성됐다. 방위비 증액을 뒷받침할 재원확보법안이 국회에서 심의 중이고 회기말이 다가오면서 새로운 불씨가 되는 것을 피하겠다는 의도”라고 짚었다.

일본 정부는 ▲증세 ▲세출개혁 ▲결산잉여금 활용 ▲방위력강화자금 등 4가지 방법으로 방위비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재원확보법안은 이 방침을 전제로 국유재산 매각 등 일시적인 수입을 모을 방위력 강화 자금을 신설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일본 국회 내 법안 심의에서는 야당이 이 법안에 대해 “안이한 증세로 이어진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참의원 심의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자민당이 정부 방침과는 다른 재원 확보 방안을 강하게 요구하면 법안의 타당성이 흔들리고 야당의 새로운 추궁거리가 될 수 있다고 아사히가 지적했다.

자민당의 중견 의원은 제언안에 대해 “꽤 억제한 표현이다. 법안 심의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고, 다른 의원은 “총리의 체면을 세워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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