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前사무총장 “폴란드 등, 우크라에 지상군 파병할 수도”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8일 15시 52분


라스무센 "나토 합의 불발시 독자행동 가능성"
"정상회의 때 가입 문제 논의해야"…회피 경계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 사무총장은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실질적인 안보 보장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폴란드 등 일부 회원국이 개별적으로 군을 파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가디언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내달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원국들의 기류 변화를 읽기 위해 미국과 유럽을 순방 중이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국제 안보 보장을 다루는 그룹의 공동 의장을 맡으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공식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명확한 길을 합의하지 못한다면, 일부 국가가 개별적으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특히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구체적인 지원을 제공하는데 매우 적극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또 폴란드가 국가 차원에서 더욱 강력하게 관여하면 발트해 국가들이 뒤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아마도 지상군 배치 가능성이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폴란드는 우크라이나가 빌뉴스 정상회의에서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면 자발적으로 연합을 구성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폴란드의 감정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폴란드인들은 서유럽이 너무 오랫동안 진짜 러시아인들의 사고방식에 대한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그러한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전적으로 합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보 보장과 관련해선 “가급적 정상회의 전에 문서화하는 것이 좋지만, 그것은 나토 틀을 벗어나야 한다”면서 ▲정보 공유 ▲합동 훈련 ▲향상된 탄약 생산 ▲나토 상호 운용 ▲러시아의 추가 공격을 저지하기에 충분한 무기 공급 등의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또한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부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을 제공하더라도 다른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향후 나토 가입 문제가 정상회의 의제에서 제외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부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논의를 피하기 위해 안보 보장에 찬성할 수 있지만 결국 논의는 불가피할 것이란 의미다.

그는 “나는 몇몇 동유럽 국가 정상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적어도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될 수 있다는 확실한 길을 원하는 동유럽 국가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들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대한 문제가 의제에 오를 것”이라면서도 “전면적인 안보 보장은 나토 조약 5조에 따라 정식 회원국에게만 제공된다”고 말한 뒤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나토 가입을 요구해 왔지만 미국, 독일 등은 러시아와의 확전 우려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동유럽 등에선 최근 나토 가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줄리안 스미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와 관계를 진전시키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역사는 우크라이나를 나토 (가입) 대기실에 무기한 방치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빌뉴스 정상회의에서 정식 가입 초청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내년 워싱턴 정상회의에서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면서 가입 조건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이 끝난 뒤에야 본격적으로 가입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면서 “그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