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과거 생산비 절감 등을 위해 개발도상국 투자에 주력했던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까지 FDI 유치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8일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2001년 약 5조 엔(약 47조 원)이던 일본의 FDI 잔액은 2021년 40조5000억 엔(약 377조 원)을 돌파했다. 사상 최고치다.
일본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구마모토현 공장 건설을 위해 75억 달러(약 9조7800억 원)를 투자하자 TSMC에 4조5000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외국 자본 유치에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다. 올 4월 ‘2030년 100조 엔 유치 달성’ 목표를 내걸고 디지털 인재 유치 비자 신설, 스타트업 거점 정비, 해외 기업자 거주 요건 강화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FDI 유입 또한 3184억 달러(약 414조 원)로 2020년보다 3배로 늘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만든 각국 대기업의 미국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만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인프라법의 영향은 물론이고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같은 소위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 본토에 투자한 기업에만 차별적인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연방정부 사업에 미국산 자재의 사용 비율을 의무화하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조항을 대폭 강화했다. 해외로 진출한 미국 기업의 본토 복귀 등 ‘리쇼어링’도 장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창출될 일자리가 40만6000개로 2021년 24만4700개보다 66%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도 비슷하다. 2021년 중국 FDI는 1734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20.2% 늘었다. 지난해에도 8% 증가했다. 올 3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퀄컴, 화이자 등 세계적 기업의 경영자 100여 명이 중국 정부 및 재계 인사와 투자 확대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프랑스 FDI 역시 420억 달러(약 54조 원)로 2021년(270억 달러)에 비해 약 56% 증가했다. 대만 배터리기업 ‘프롤로지움’은 북부 항구도시 됭케르크에 52억 유로(약 7조3000억 원)를 들여 초대형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권은 지난달 배터리, 태양광 패널, 풍력터빈 등 친환경 기술 투자에 대한 세금 공제 정책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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