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도 일 키우는 권도형…“몬테네그로 정치인 후원”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9일 11시 54분


유력 정당 ‘유럽나우’ 대표 정치자금 지원 의혹
“권도형이 총리, 법무부 장관 등에게 편지 보내”

몬테네그로에서 사법 절차를 밟고 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현지의 주요 정치인을 후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동남부 유럽지역 매체 발칸인사이트와 코인 전문지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드리탄 아바조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는 과거 재무장관을 지냈던 밀로이코 스파이치 유럽나우(Europe Now) 대표가 권 대표로부터 정치 자금을 받았다면서 특검의 조사를 촉구했다.

권 대표는 자신이 정치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긴 자필 편지를 아바조비치 총리를 비롯해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 장관과 특검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발칸인사이트는 당국·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 권 대표가 이 편지를 통해 ‘스파이치 대표와 2018년부터 알고 지내왔으며 세르비아의 수도인 베오그라드에서 만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미국과 한국 정부가 권도형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스파이치 대표가 정말 권도형과 접촉했다면 몬테네그로에 좋지 않다”면서 “우리가 글로벌 사기꾼의 번식지가 될 순 없다”고 말했다.

현지의 다른 정당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몬테네그로 미래를 위한 정치연합’의 밀란 크네제비치 대표도 권 대표가 지난해 지방선거와 올해 4월 대선을 앞두고 유럽나우에 선거 자금을 지원했다면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검찰은 이 편지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면서 “선거 과정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우리는 이런 스캔들 없이 선거가 끝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반면 스파이치 대표는 “권도형은 2018년 초 우리가 투자했을 때 내 친구와 내가 일했던 회사 등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속인 사기꾼”이라면서 이런 주장들에 대해 부인했다.

권 대표의 유럽나우 정치자금 후원 의혹과 관련한 진실 공방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럽나우는 오는 11일 총선을 앞두고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정당이다.

스파이치 대표는 재무장관 시절 몬테네그로의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촉진시킨 인물이라고 발칸인사이트는 설명했다. 몬테네그로 시민권을 부여받은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 함께 자국 암호화폐 산업 장려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권 대표와 한창준 차이코퍼레이션 전 대표는 지난 3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사용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하려다 당국에 체포된 뒤 현지에서 사법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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