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하이난항공이 과체중 여성 승무원을 업무에서 배제시키겠다며 체중 관리를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기준 체중을 초과한 여성 승무원에 대해 운항 중단을 명시한 것은 중국 항공사 중 하이난항공이 처음이다.
9일(현지시간) 중국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하이난항공은 지난 4일 객실부에 ‘전문 이미지에 대한 검사 및 관리 지침’이라는 제목의 공지를 발송했다. 해당 공지에는 일반적인 업무 요구 사항 외에 여성 승무원의 체형·체중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 기준이 적혔다. 항공사가 제시한 기준 체중 계산 방식은 ‘키(㎝)-110’이다. 예를 들어 키가 170㎝인 승무원의 기준 체중은 60㎏이다.
이를 초과할 경우 과체중으로 분류돼 사측의 통제를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항공사 측은 과체중 수치가 5% 미만인 승무원은 1개월 단위로 체중 모니터링을 실시해 체중 측정 및 관리직의 평가·검토를 거친다. 기준 체중의 5% 이상 10% 미만 승무원은 한 달의 감량 기간을 부여받은 뒤 주간 단위로 모니터링한다. 기준보다 10%의 몸무게가 초과한 승무원은 그 자리에서 즉시 업무 배제된다. 또 과체중 승무원이 소속된 팀은 동료 승무원의 체중 감량을 독려해야 한다.
현지 매체는 하이난항공 측이 제시한 기준 체중은 세계보건기구(WHO) 등 전문기관의 체중 계산 방식보다 약 5㎏ 적었다고 지적했다. 승무원 관리에 수년간 종사한 공기업 직원 황모 씨는 이같은 규정에 대해 “단순히 시각적인 미적 기준으로 승무원의 정상근무 권리를 박탈한다면 명백한 차별”이라며 “주관적인 미적 요소 때문에 노동 참여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했다.
쓰촨방책법률사무소 궈강 변호사도 하이난항공의 체중 관리 요구를 두고 ‘위법’이라고 했다. 궈강 변호사는 “규제 내용은 적법하고 합리적이어야 하는데 (하이난 항공의 규정은)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근로자의 체중을 제한하고 있다”며 “극단적인 경우 승무원이 비행을 중단하는 이 상황은 절대 위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이 법적 처분을 받게 된다면 항공사 측은 승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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