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여성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한 일본에서도 최근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저출산 대책을 직접 설명하기로 했다. 일본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26명일 정도로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한 상태다.
12일 NHK방송에 따르면 경제단체 게이단렌(經團連)이 올 4, 5월 27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47.5%로 2021년보다 18.2%포인트 늘었다. 게이단렌은 대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이 늘고 있지만 아직 중소기업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드물게 보이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육아휴직 사용 확대, 인력난에 대한 정부 지원,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 등을 주문했다.
일부 대기업은 회사 차원에서 육아휴직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대형 보험사 미쓰이스미토모해상화재는 올 7월부터 육아휴직을 쓰면 같은 부서 혹은 지사 동료에게 최대 10만 엔(약 100만 원)의 ‘육아휴직 응원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육아휴직을 쓰면 동료에게 폐를 끼친다는 생각이 강한 일본에서 휴직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해당 직원은 물론 그의 동료까지 배려했다는 점에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이토추상사 또한 퇴근을 일찍 할 수 있도록 초과 근무를 밤 대신 이른 아침에 할 수 있는 제도를 신설했다. 또 아내가 출산 후 1년 이내에 4주 이상 육아휴가를 쓴 남성 사원에게는 수당을 지급한다. 이로 인해 지난해 사내 합계출산율이 1.97명으로 일본 평균보다 높았다고 공개했다.
기시다 내각은 내년부터 3년간 저출산 정책을 집중 추진하겠다며 연간 3조5000억 엔(약 35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2030년대 초까지 아동 관련 예산을 지금의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현재 중학생까지만 주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은 내년부터 고교생까지로 늘리기로 했다. 아동수당을 받는 부모의 소득 제한 또한 없앤다. 현재 주 20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게만 육아휴직이 가능한 규정도 향후 주 20시간 미만 근로자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