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핵탄두 작년 86개 늘어… 이중 60개가 中 보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3일 03시 00분


스톡홀름국제평화硏 현황 분석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 경쟁 등으로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세계에서 사용 가능한 핵탄두가 전년보다 86기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가운데 70%인 60기는 중국에서 늘어난 것이다. 북한도 5기 늘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2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3년 연감’에서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 9개국이 보유한 핵탄두가 올 1월 기준 1만2512기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시기 1만2710기에서 조금 줄어들었다.

하지만 오래전 제작돼 해체될 것을 빼면 실제 사용 가능한 핵탄두는 9490기에서 9576기로 86기 늘었다. 이 가운데 60기(70%)는 중국에서 증가한 것이다. 중국 보유 핵탄두는 350기에서 410기로 1년 새 17% 급증했다.

중국이 2019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41의 모습. 10개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둥펑-41의 최대 사거리는 약 1만5000km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깃으로 할 수 있다. 신화 뉴시스
중국이 2019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41의 모습. 10개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둥펑-41의 최대 사거리는 약 1만5000km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깃으로 할 수 있다. 신화 뉴시스
SIPRI는 중국이 약 10년 뒤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미국, 러시아 수준으로 보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강대한 전략적 억지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전략핵 역량 증강을 시사했다. 일본 언론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난해 11월 회의에서 핵탄두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한스 크리스텐센 SIPRI 부선임연구원은 “중국은 핵무기를 국가안보 유지에 필요한 최소량만 보유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확장을 시작했다”라고 지적했다.

세계 핵무기 90%는 여전히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전체 재고는 지난해 5977기에서 올해 5889기로 88기 줄었지만 사용 가능 핵탄두는 4477기에서 4489기로 12기 늘었다. 미국의 사용할 수 있는 핵탄두는 3708기로 변화가 없었다. SIPRI는 러시아가 올 2월 미국과의 핵 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한 뒤 양국 모두 핵전력 관련 투명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영토 밖 벨라루스에 다음 달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 보유 핵탄두는 30기로 1년 전보다 5기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SIPRI는 “북한이 실제 조립한 핵탄두는 30기 정도이지만 50∼70기를 만들 핵분열 물질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북한이 2017년 이후 추가 핵실험을 하진 않았지만 핵무기를 국가안보 전략 핵심 요소로 우선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댄 스미스 SIPRI 소장은 AFP통신에 “전 세계적인 핵무기 감소 추세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미스 소장은 핵보유국 간 긴장과 불신이 커지고 의사소통 채널이 사실상 닫히면서 오해나 사고 위험이 극히 커졌다며 “핵 외교를 회복하고 핵무기 국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핵탄두#중국#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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