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2035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가운데 수십년간 비행기 좌석의 평균폭이 줄어들고 있어 거구 승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에서 특대사이즈(플러스 사이즈) 여행자에 대한 정책은 항공사마다 다르다. 유나이티드 항공(UA) 등 일부 항공사는 ‘추가 좌석이 필요한 고객’에게 미리 좌석을 추가로 구매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일부는 이륙 후 좌석이 하나 이상 확보되면 추가 구매비를 환불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나 알 보편적인 기준은 없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호주 소비자법에 따라 항공사가 승객의 신체 크기에 따라 다른 금액을 청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 경우 이는 국내선에만 적용되기에 국제선에서는 추가 좌석을 사야 한다.
지난 4월 플러스사이즈 여행 인플루언서인 재린 체이니는 미 연방항공청(FAA)에 ‘모든 승객의 편안함과 복지를 극대화’하는 포괄적인 특대 승객 관련 정책을 의무화할 것을 촉구하는 청원을 시작했다.
체이니는 “우리는 좀더 표준화된 정책을 필요로 한다. 모든 항공사가 이 정책을 갖고 있어서 특대 사이즈 고객이 어떤 항공사를 선택해야 하는지 알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청원은 1만70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청원에 나열된 다양한 요구 중 하나는 특대 사이즈 사람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여분의 한 좌석 또는 여러 좌석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체이니는 자신과 같은 승객들이 “같은 경험에 두 배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비행 중에 엑스트라 사이즈 여행객들이 추가 좌석을 구매하도록 요구하는 항공사 정책은 ‘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대형 여행자들이 특별 대우를 요청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을 일축하면서, “더 작은 몸의 누군가가 받는 것과 같은 존엄성과 존중을 항공사에 요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대사이즈 고객에게 추가 요금을 부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비만은 병이며, 되고 싶어서 된 것이 아니므로 이를 차별하는 것은 인권문제라는 인식이 바탕에 있다. 캐나다의 항공 승객 권리 옹호자인 가보르 루칵스는 특대사이즈 승객에세 두 자리 요금을 부과하는 관행을 인권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처럼 몸집이 큰 사람이 되는 것은 선택이 아니다”면서 “안타깝게도 플러스 사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관심과 편견이 많다”고 말했다. 체이니는 “플러스 사이즈 여행자들을 둘러싼 고정관념과 우리가 비행기로 여행할 때 느끼는 우리에 대한 적대감은 솔직히 끔찍하다”고 밝혔다.
지난 20년 동안, 비행기 평균 좌석의 폭은 18.5인치에서 17인치로 줄어들었다. 한편, 세계 비만 연맹의 연구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38%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비행기 좌석 크기를 줄이는 문제는 특대사이즈 고객뿐 아니라 일반 고객들에게도 문제가 된다. 2022년 비영리단체인 플라이어스라이츠는 FAA에 최소 좌석 크기를 법으로 규제해달라고 청원했다. 좁은 자리에 끼어 앉아가는 것이 혈전 등 의료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올해 초 미국 항소 법원에 의해 거부되었다.
체이니는 더 큰 몸으로 여행하는 것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자신들이 남의 공간을 침범하는데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여행자들은 우리가 그들의 공간을 침범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거나, 침범해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최대한 창으로 밀착하면서 가능한 한 자신을 작게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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